◆ 글로벌 IT쇼크 ◆

"어제에 이어 오늘도 창구 업무는 볼 수 없습니다.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거나 월요일에 다시 오세요."
2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최대 은행인 체이스은행 뉴욕 맨해튼 9번가 839지점.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직원은 똑같은 안내를 반복했다.

전 세계를 덮친 초유의 윈도 PC 장애로 지점 내 창구용 컴퓨터가 이틀째 모두 다운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구매 때문에 체이스은행 명의의 수표 발행 업무를 하러 왔다는 데이비드 스미스 씨는 "이날까지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금을 날릴 수 있다"며 은행 직원에게 호소했지만 "방법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용 보안패치 업데이트 오류로 전 세계 금융, 항공, 병원 등 정보기술 인프라스트럭처가 먹통이 되면서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글로벌 '금융수도' 뉴욕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9일 오류가 발생한 이후 주말에도 완전 복구에 애를 먹으면서 체이스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은 물론이고 중소형 은행까지 정상 업무에 차질을 빚으면서 고객 불편이 이어졌다.

미국은 인터넷뱅킹이 한국만큼 편리하지 않은 데다 여전히 개인수표 같은 전통적 금융 결제 방식이 쓰이고 있어 지점 방문 업무가 한국보다 훨씬 많다.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가 오전 한때 업데이트되지 않는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 세계 공항 역시 연착과 결항으로 몸살을 앓았다.

CNN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에서 최소 3375편의 항공편이 연착됐고, 1200편은 취소됐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상징인 광고판도 한때 먹통이 됐다.

뉴욕시 정부 일부 컴퓨터도 이번 전산 장애로 다운되면서 교도소 카메라 운영, 형사 소송 심리 등 일부 업무가 중단됐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번 전산 장애 사태는 중대한 공공 안전 현안"이라고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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