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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받는 여성을 위해 은밀히 이사를 돕는 일본 업체가 화제다. [사진출처 = SCMP] |
학대 받는 여성을 위해 은밀히 이사를 돕는 일본 업체가 화제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나이트 이스
케이프 하우스는 23년 전 심각한 가정 폭력을 당한 한 여성에 의해 설립됐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반려견과 함께 집에서 탈출한 뒤 경찰에 자신이 겪은 고통과 시련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다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이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단다.
회사는 “지금까지 2500명 이상의 고객을 도왔다”며 “이중 80%가 가정폭력이나 스토킹을 당한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일 1~20건의 문의를 받는다고 부연했다.
또 매년 120명 이상이 실제로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했다.
도쿄 등 수도권의 이사 비용은 5만~20만엔(43만~175만원)이다.
비밀 유지를 위해 고객은 온라인으로 회사와 의사소통을 한다.
또 이사 날짜와 장소에 대한 모든 세부 정보도 비밀이다.
다만 회사는 사전에 경찰에 통보하며 의뢰인이 이사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메모를 거주지에 남겨둔다.
특히 회사는 고객의 안전한 이사를 위해 직원들에게 유니폼 대산 평상시 옷을 입게 하고 매번 이사할 때마다 다른 트럭을 사용한다.
현재 이 회사에는 1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 이전 고객이다.
일본 만화가 미야노 신이치도 8년간 이곳에서 일했다.
미야노는 “한 고객은 남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았다”며 “그는 남편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배에서 소리가 날 때마다 맞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몰래 이사하기로 결심했을 때 의심한 남편이 아내의 다리를 부러뜨렸다”며 “남편이 출근한 틈을 이용해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나는 다른 팀원들과 이사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그 광경을 목격했고 칼로 그들을 공격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남성의 흉기를 빼앗은 뒤 남은 작업을 완료했다.
이 서비스는 입소문을 타서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한 네티즌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슬프다”고 썼다.
그러면서 “법과 경찰이 그들을 도울 수 없기 때문에 이 방법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말 감동적이다”라며 “이들은 정말 뜻깊은 일을 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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