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업환경 변화 엄중…M&A 나설 수 있어"


▲CEO 오늘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가 매우 엄중한 시점"이라며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을 주문했습니다.

허태수 회장은 17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GS 임원 모임'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러한 환경 변화는 산업계 전반의 구조 개편을 촉발하고 있어 GS그룹의 미래 신사업 추진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고 GS그룹이 전했습니다.

GS 임원 모임은 매년 1월과 7월에 열립니다.

신년 인사를 겸한 1월 모임에서는 한해의 경영 전략이, 7월 모임에서는 상반기까지 사업환경 변화를 반영해 하반기 이후 그룹 경영의 큰 방향성이 제시됩니다.

허태수 회장이 GS그룹 차원의 전략과 방향을 직접 발표하기 때문에 그룹 내 관심이 집중되는 자리입니다.

허 회장은 GS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신규 임원을 포함해 80여명이 참석한 모임에서 "무엇보다 임원들은 현재 사업에만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투자와 M&A(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허 회장은 또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석유화학과 반도체, 배터리처럼 산업을 주도해 온 영역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체 임원들에게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이와 함께 허 회장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업무의 효율화 개선도 주문했습니다.

허 회장은 "임원을 포함해 GS 직원이라면 생성형 AI나 노코드(No-code) 같은 IT 개발 도구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 디지털 혁신은 일부 IT 전문가가 아니라 모든 임직원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GS칼텍스와 GS건설, GS동해전력, 파르나스 등 4개 계열사가 디지털 전환(DX)과 AI를 활용한 현장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특별 세션도 진행됐습니다.

GS칼텍스는 에너지플러스 모바일 앱 개선을 위해 생성형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의 도입 사례 등을 발표했습니다.

GS건설은 건설 현장에서 다국적 외국인 근로자와의 안전관리 소통에 생성형 AI 통번역 기능을 적용한 경험을, GS동해전력은 디지털 개발 도구인 노코드 툴을 활용해 발전소 직원 출입 시스템을 개선한 경험을 각각 소개했습니다.

GS그룹 관계자는 "각종 국내외 경기 지표가 하강하고 산업계 전반에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GS그룹의 현상 인식과 향후 대응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모임은 더욱 의미가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GS 창립 19주년, 영업이익 '껑충'

지난 2005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해 성장을 거듭해온 GS그룹은 올해 창립 19주년을 맞았습니다.

GS그룹과 LG그룹은 본래 한 둥지 아래 식구로, 사돈관계인 고 구인회·허만정 창업회장이 1948년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 LG그룹의 모태)를 공동 창업했습니다.

장사에 밝았던 구인회 회장이 사업 구상을 했고, 만석꾼 거부였던 허만정 회장이 자금을 댔습니다.

이후 구씨 집안은 경영 전반을, 허씨 집안은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형태의 공동경영체제를 이어오다 허씨 집안이 지난 2005년 3월 31일 LG로부터 계열 분리에 나서며 두 집안의 공동 경영이 막을 내렸습니다.

GS그룹은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정하고 꾸준히 성장하여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출범 당시 GS그룹의 자산 총액은 18조원, 계열사는 15곳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자산 규모 81조원에 계열사는 95개에 달합니다.

그룹 재계 순위도 2005년엔 12위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를 머물렀으나 2015년 이후론 매년 한 자릿수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GS그룹을 알짜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은 허창수 회장(현 명예회장)으로 에너지, 유통, 건설 등 주력 사업의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했습니다.

뒤를 이은 동생 허태수 회장이 2020년 2월 회장에 취임해 GS그룹을 이끌며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허태수 회장 취임 후 GS그룹의 매출액은 2019년 17조7860억원에서 2023년 25조9784억원으로 46%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조331억원에서 3조7218억원으로 83% 급증했습니다.

허 회장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그룹내 중추인 GS칼텍스를 성장시킨 뒤 2조2000억원에 달한 현금성자산을 기반으로 신사업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신사업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친환경 사업과 산업바이오 영역입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대한항공, HMM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실증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2022년 정부가 발족한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동맹의 일환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도 인도네시아 바이오원료 정제사업에 합작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GS에너지는 2022년 포스코홀딩스와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 합작법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했고, 이어 중국 화유코발트, GS에너지와 합작 설립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회사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산업바이오 영역의 경우 GS가 그동안 축적해온 바이오 신기술 투자가 GS칼텍스 등 기존 사업역량과 결합하여 신사업으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산업바이오란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석유화학제품의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분야로서 질병 치료 목적의 의약품 개발에 해당하는 레드바이오와 대비해 '화이트바이오'라고도 불립니다.

허태수 회장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바이오 분야에서 GS퓨처스와 GS벤처스 투자법인을 앞세워 실력있는 바이오테크 기업을 발굴해 왔습니다.

자이모켐(Zymochem), 젤토어(Geltor), 데뷰바이오텍(Debut), 퍼먼트(Ferment), 카프라바이오텍(Capra) 등 해외 바이오 분야 신기술을 보유한 벤처들이 대표적입니다.


▲생애

허태수 회장은 1957년 11월8일 부산에서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5남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서울 중앙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외국계 은행을 다니다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부장으로 입사해 국제금융부문 이사대우, 런던법인 법인장, IB사업부 상무와 전략기획부문 상무를 지냈습니다.

GS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뒤 경영기획부문장과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습니다.

GS홈쇼핑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GS홈쇼핑이 CJ오쇼핑과 함께 양강체제를 이루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회사의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해 경영진 뿐 아니라 일선 직원들과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지니고 있습니다.

격식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해 허태수 회장이 GS홈쇼핑을 이끌고 나서부터 시무식에서 긴 연설이 사라졌다고 전해집니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여 종이 한 장에 핵심 내용만 깔끔하게 정리한 '1장 보고서(One Page Report)' 형식의 보고 형태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골프와 농구가 취미이며, 특히 골프 실력은 싱글을 넘어 이븐이나 언더파를 칠 정도로 재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1976년 서울 중앙고등학교 졸업
1982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1985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경력 : 1986년 콘티넨탈은행 입사
1988년 어빙은행 과장
1988년 LG증권(현재 NH투자증권) M&A팀장, 국제금융팀장
1997년 LG증권 런던법인장
2000년 LG투자증권 IB사업본부총괄 상무
2002년 GS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
2003년 GS홈쇼핑 전략기획부문 부사장
2005년 GS홈쇼핑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2014년 3월 GS건설 기타비상무이사
2014년 12월 GS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2019년 12월 GS그룹 회장

가족 : 할아버지 LG그룹 공동창업주 허만정 회장
아버지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
형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진수 GS에너지 및 GS칼텍스 이사회 의장,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
부인 이지윤(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딸)씨와 슬하에 1녀


▲어록

"세계 경기 하락과 유가, 환율, 물가의 급변동 등 일련의 사업환경의 변화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위기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이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의 인재들에게 달려있다. 최근 3년 여 기간 동안 안으로는 디지털 혁신과 밖으로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성장을 위한 토대가 갖추어졌다. 새해부터 이러한 투자와 혁신의 씨앗을 연결하고 성장시켜 신사업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를 만들자. 각 임원들은 그동안 축적해 온 디지털과 오픈이노베이션 업무 혁신을 기반으로 우수 인재들이 더욱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달라."
(2024년 1월 2일, GS그룹 신년사)

"훌륭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기본으로 사회공헌,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가 더욱 따뜻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며 기업들도 나눔을 통한 사회적 역할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2023년 12월 13일, GS 연말 이웃사랑 성금 기부)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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