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당시 명품 수요 급증했지만
경제 성장 둔화, 실업률 상승으로
중산층들 소비 심리 냉각,
상류층에선 ‘명품 수치심’ 확산
이미지 하락 감수하며 재고 정리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중국 하이난성의 구찌 매장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고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중국에 진출한 명품 브랜드들이 일제히 할인 행렬에 뛰어들었다.

경기 둔화에 따라 중국 중산층들이 지출을 줄여 재고가 계속 늘어나자 이를 정리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터 리서치 업체 ‘럭셔리사이트’ 집계를 분석하고, 베르사체와 버버리의 중국 내 평균 할인율이 각각 지난해 30%, 40%에서 올해 50%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티몰에서는 이달 초 마크제이콥스가 핸드백과 의류, 신발을 50% 이상 할인해 판매했다.

보테가베네타는 가방을 구매한 고객에게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줬다.


FT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명품 소비가 급증했다.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명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중국 시장에서의 고가 상품 매출은 2021년에 2019년 대비 약 2배 뛰었다.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인들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내 재고를 늘렸고, 이커머스에도 적극 진출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 둔화, 실업률 상승, 부동산 위기 등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게다가 최근 중국 부유층 사이에 사치를 부끄러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탈리아 베인앤컴퍼니의 파트너인 페데리카 로버트는 “2008년 이후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의 ‘명품 수치심’과 유사한 감정이 중국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브랜드들은 이미지 하락까지 감수하고 있다.

투자리서치업체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옐레나 소코로바는 FT에 “백화점 등 지점이 아닌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할인은 브랜드 이미지에 특히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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