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비싼 옷 샀는데 남편은 몰라요”...스텔스 쇼핑에 빠진 미국인들

명품 버버리 매장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미국인들이 배우자 몰래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스텔스 쇼핑’에 몰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택배 배송 경로 계획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서킷이 지난 10월 미국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우자 또는 연인과 함께 사는 사람의 약 3분의 2가 지난 1년 동안 파트너에게 구매한 물건을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분의 1은 의류 구매 사실을 숨겼고, 10명 중 1명은 지출을 숨기기 위해 재무 기록을 조작했다.


WSJ은 미국인들의 다양한 스텔스 쇼핑 방법을 소개했다.

가장 단순한 것은 옷이나 물건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고 차고나 차 트렁크에 두는 것이다.


의상 스타일리스트인 에반 엘코위츠는 “어떤 고객은 차에 둔 신발을 신고 집으로 와서 마치 몇 년 동안 신었던 것처럼 행동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회사로 물건을 배송시킨 후 이를 평소에 입던 옷 처럼 집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의심을 확실히 없애는 방법은 새로 산 옷을 바로 드라이크리닝을 맡겨서 드라이크리닝 비닐에 담아서 가져오는 것이다.


고가 제품을 구매해 갑자기 늘어난 신용카드 청구서를 숨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보험료가 결제될 때 맞춰서 결제를 하면 갑자기 카드 청구 액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 ‘보험료 때문’이라고 덮을 수 있다.


미국판 무이자할부에 해당하는 BNPL(Buy Now Pay Later)도 중요한 수단이다.

12개월 이상으로 금액을 나눠내기 때문에 카드 청구서가 갑자기 높아진 것이 드러나지 않는다.


WSJ는 ‘지름’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쇼핑문화와 높은 생활비 부담이 이런 스텔스 쇼핑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트너와 다툼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스텔스 쇼핑을 선택한다는 것.
마이애미에서 쇼핑중독을 치료하는 임상 심리학자 칼리 에스테스는 최근 몇 년간 인플루언서의 부상에 힘입어 스텔스 쇼핑이 급증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것을 보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라도 구매해야 한다는 압박을 (사람들은) 더 많이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과도한 중독이 부부들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월 지출에서 파트너의 허락이 필요 없는 금액을 따로 책정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미리 설정한 한도 내에서만 원하는 것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무해한 거짓말이 오히려 부부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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