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왜곡하는 '일자리 미스매칭'… 청년 백수 130만명 육박

◆ 일손절벽 ◆

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백수'가 130만명에 육박했다.

청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을 갖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5개월로, 역대 가장 긴 수준까지 늘었다.

고용 주체인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고용의 질을 높이는 처방이 시급해졌다는 평가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29세 청년층 인구 817만3000명 가운데 재학·휴학생을 제외한 최종 학교 졸업자는 436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미취업 상태인 청년은 129만명에 달했다.

1년 새 2만9000명이 늘었다.

반면 졸업 후 취업자(307만7000명)는 같은 기간 18만4000명 줄었다.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도 23만8000명에 달했다.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50.3%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줄었고, 실업률(6.7%)은 0.9%포인트 늘었다.

취업 의지가 희박한 경우도 많았다.

미취업 졸업자 열 명 중 네 명(37.8%)은 취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냥 집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비중도 24.7%로 높았다.


청년들이 처음 취업하는 데까지 걸린 기간은 1년 전 조사 때에 비해 1.1개월 늘어난 11.5개월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길었다.

첫 직장을 구하는 데 3년 이상 걸리는 청년 비중도 9.7%에 달했다.


어렵게 잡은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취업 눈높이와 실제 고용 여건 사이에 미스매칭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첫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로는 보수·근로시간을 비롯한 근로 여건에 대한 불만족(45.5%)이 가장 많았다.


특히 민간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뚝 떨어졌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 시험을 준비한 청년은 56만5000명인데, 이 중 일반 기업에 들어가려는 취업준비생은 29.7%로 공무원 준비생(23.2%) 비중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비중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청년 고용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데, 내수 경기에 냉기가 돌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2년 81만6000명이던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32만7000명으로 크게 낮아졌는데 올해에는 23만명, 내년에는 17만명으로 더 줄 것으로 관측됐다.


박용민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조사팀장은 "청년층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신성장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면서 기업의 경영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들이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일자리와 주거 공급 역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