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역대 최대 31조원에 스타트업 인수…도대체 무슨 회사길래

클라우드 보안기업 230억弗에 인수 협상
올 5월 투자유치서 기업가치 120억弗 평가
알파벳 사상 최대 규모 기업인수 기대
MS·아마존 겨냥 클라우드 경쟁력 강화
반독점 당국의 제재 가능성도 제기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캠퍼스 전경. [사진=AP연합]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세계 클라우드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해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인수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알파벳이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230억달러(약 31조6700억원) 규모로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파벳은 인수 대금을 대부분 현금으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협상이 곧 성사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는데, 만약 인수가 현실화되면 알파벳이 지난 2012년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 인수 거래가 될 전망이다.


위즈는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사이버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기능을 갖춘 클라우드 기반 사이어보안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스라엘 출신의 사이버보안 전문가로 마이크로소프트(MS) 전 임원을 지낸 아사프 라파포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0년 다른 이스라엘인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설립했다.

그는 2012년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아달롬을 창업해 3년 만인 2015년에 마이크로소프트에 회사를 3억2000만달러에 매각해 유명세를 탔다.


위즈는 올해 5월 앤드리슨 호로위츠, 세콰이어 캐피탈, 등 유명 벤처캐피탈이 대거 참여한 투자유치에서 10억달러를 받으며 기업가치를 120억달러로 평가 받았다.

위즈는 지난해 약 3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고, 고객사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모건스탠리 등 포천 100 기업의 40%를 두고 있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다.


WSJ는 알파벳의 위즈 인수가 완료되면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고금리로 침체되고 반독점 규제로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이 추진되기 까다로운 상황에서 스타트업 투자자들에게 흔치 않은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회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알파벳의 이번 인수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세계 3위 클라우드 회사인 구글의 클라우드 부문 사이버보안 경쟁력 확대를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장조사업체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클라우드 시장점유율은 아마존 AWS가 31%로 1위, MS의 애저가 25%로 2위, 구글의 구글클라우드플랫폼이 11%로 3위다.


그러나 구글 클라우드 부문은 2021~2022년간 연이어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1분기 처음 영업이익 1억9100만달러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구글은 지난 2022년 사이버보안 회사 맨디언트를 약 54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클라우드 기반 사이버보안 사업 확대를 추진해 왔다.


다만 이미 규제당국으로부터 다수의 반독점 소송이 진행 중인 구글의 추가적인 기업 인수에 반독점 당국이 제지하고 나설 우려도 제기된다.

구글은 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90%를 장악한 검색엔진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남용한 혐의로 미 법무부에서 반독점 소송을 진행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법무부는 구글의 디지털 광고 중개사업에 대해서도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불공정 관행을 이유로 기업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반독점 규제 기관의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는 알파벳이 위즈에 대한 대규모 인수에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 인수 협상은 알파벳이 앞서 온라인 마케팅 회사 허브스팟 인수를 포기한 직후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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