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배달업계 1위 배달의 민족이 다음 달부터 음식점이 배민에 내는 '배달 중계 수수료'를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수료 인상이 외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배달의민족이 다음 달 9일부터 무료·단건배달에 한해 점주 부담 수수료를 현재 6.8%에서 9.8%로 인상합니다.

이에 외식업주는 배달료와 별개로 음식값의 9.8%를 주문 중개 이용료로 부담하게 됩니다.

배민은 대신 점주 부담 배달료를 서울 지역 건당 300원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수수료 인상액이 훨씬 커 막상 체감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배민이 이렇듯 갑자기 큰 폭의 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라는 모기업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배민의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최근 유럽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벌금 6천억 원을 부과받을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배민의 영업이익 7천억 원 가운데 약 4천억 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간 딜리버리히어로가 올해도 배민을 통해 단기간 내 현금을 챙기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쿠팡이츠가 지난 4월부터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시작하면서 1위 배민과의 차이를 급속도로 좁혀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쿠팡이츠 이용자는 1년 사이 68% 증가했지만 배민 이용자는 정체 중인 가운데 수도권 지역에서는 이미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배민을 앞선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렇듯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배민으로서는 점주 수수료율 인상 외에 실적을 거두기 위한 다른 선택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배민의 이번 결정은 소상공인들의 수익을 완전히 잠식하고 폐업 위험을 높이는 처사라며 물가 상승까지 초래해 소비자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박승미 /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
- "(2022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가맹점주 평균 영업이익이 6.6% 정도 되는데 (배민 배달 수수료가) 이번에 44% 인상되면서 9.8%가 되니까 사실상 가맹점주 영업이익보다 약 1.5배 더 높은 수수료를 배민에서 가져가게 된 것…이제 판매 가격에도 반영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배민이 쿠팡이츠, 요기요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멤버십 제도인 '배민클럽'도 유료화를 앞둔 상황.

한때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기업 철학으로 내세우던 배민의 변심에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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