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상장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인베)의 주가 반등세가 심상찮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가 집중되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틱인베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2일 20.01%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사상 처음으로 20% 선을 돌파했다.

두산(20.3%), 하이브(20.2%), 농심(19.6%)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유사한 수준이다.

도용환 스틱인베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율(19.30%)도 뛰어넘어 외국인 주주 입김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스틱인베를 순매수했다.

잇단 외국인 매수세에 주가도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12일에는 장 초반 1만30원까지 오르며 1만원 선을 돌파했다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972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에 변곡점이 된 시점은 미국계 PEF 운용사 미리캐피털의 지분 매입이 본격화한 지난해 8월이다.

연이은 지분 매수로 미리캐피털 지분율은 현재 8.09%까지 올라섰다.

도 회장(13.44%), 자기주식(12.31%)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국내 PEF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상장된 PEF들은 후한 배당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꼽히는 여타 금융주에 비해 고평가받고 있다"며 "외국인이 미국 PEF에 비해 국내 PEF가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블랙스톤 PBR은 13.68배에 이른다.

KKR(4.51배), 칼라일(3.02배) 등도 스틱인베(1.53배)를 크게 웃돈다.


외국인이 몰려오자 최근 개인투자자까지 스틱인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밸류업'에도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특히 스틱인베의 높은 자사주 비중을 지적하며 소각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상장된 PEF는 보험사 등과 자사주를 교환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꾀하거나, 다른 PEF 또는 벤처캐피털(VC)과 자사주를 교환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틱인베 역시 주주총회에서 유사한 청사진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틱인베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250원, 총 91억원의 현금 결산배당 지급을 의결했다.

지난해(73억원)에 비해 25%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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