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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최근 들어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급격히 쪼그라들며 시장이 말라가고 있다.
주도주가 사라진 가운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둘러싼 잡음까지 쉽게 사그라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8조4842억원이다.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11조2419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초 9조164억원으로 출발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하루 만에 10조원 대로 불어났다.
2월 23일 기준으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14조8043억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지난달부터 7조원 대로 밀리는 등 가파른 감소세가 눈에 띈다.
지난 1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6조9296억원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상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코스닥시장에 비해 훨씬 높아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이 코스닥을 넘어서는 건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연초 금리인하 기대감이 몰리면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을 앞질렀던 것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연속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10조원 대를 넘어섰지만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0조원 선을 미치지 못한 것은 물론 6조원 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을 이끄는 주도주의 부재가 투자심리를 싸늘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 해 동안 ‘에코스닥’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코스닥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이차전지 업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만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각각 34.20%, 22.80% 하락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코스닥시장에서는 딱히 부각되지 않고 있는 점도 코스닥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인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금투세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고심도 여전한 상황이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를 상대로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연초 증시 개장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반발한 바 있다.
코스닥시장을 주도하는 큰손 개인투자자들이 금투세 현실화를 우려해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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