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령, 인지 능력에 대한 논란을 일축하고 대선에서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그의 후보 사퇴 여부를 둘러싸고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는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전능하신 주님(Lord Almighty)이 강림해 사퇴하라고 말씀하신다면 사퇴할 것"이라며 "(하지만) 주님은 강림하시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령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인지력 검사를 받겠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매일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받고 있다"며 "누구도 내게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독립적인 인지력 검사를 거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심하게 말을 더듬고 논리력을 상실했던 첫 TV토론에 대해 감기에 걸려 상태가 극도로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아팠고 피로했다"며 "아주 끔찍한 기분이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이번 인터뷰를 두고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안심이 된다'와 '더 좌절했다'는 반응이 함께 나왔다.

TV토론 때의 고령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는 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바이든 대통령이 거세진 후보직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이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이 '극한 대립(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을 위한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공동 주최한 로스앤젤레스 개발업자 릭 카루소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조금 더 확신이 들 때까지 바이든 대통령 재선 지원을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루소는 "대선 TV토론에 낙담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ABC방송 인터뷰가 이런 입장을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계속됐다.

6일 하원에서는 앤지 크레이그 의원(미네소타)이 성명을 내고 "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효과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면서 트럼프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후보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 213명 가운데 크레이그까지 모두 5명이 현재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


민주당 상원에서는 마크 워너 의원(버지니아)이 8일 당내 의원들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논란은 최근 이뤄진 두 건의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질문서가 사전에 조율됐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로 더 확산됐다.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반박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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