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6만6000대 추가 보급 위해 보조금 2.6조 들어
충전기 9만기 설치와 비슷한 효과...비용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

중형 전기 세단인 현대 아이오닉6가 지난 4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되어있다.

<이승환기자>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보급하는 데 비용까지 고려할 경우 충전기 확충이 보조금 지급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충전 인프라의 관리 노력과 이동 거점을 중심으로 급속 충전기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친환경차 보급정책 개선 방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19∼2022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를 기반으로 구매 보조금 지급과 충전 인프라 확충의 탄력성을 도출했다.

분석 결과 지역 누적 충전기 수가 10% 증가할 때 지역의 신규 등록 대수는 12.4% 증가했다.

보조금 지급으로 지역 차량 가격이 10% 낮아지면 신규 등록 대수는 15.8% 늘었다.


비용을 계산할 경우 충전기 보급이 보조금 지급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출된 탄력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19∼2022년 새롭게 보급된 전기승용차 24만여대 가운데 27.4%인 6만6000대가 보조금 지급으로 추가 보급됐다고 추정했다.

여기에 투입된 국비와 지방 보조금 집행액은 2조6000억원으로 계산했다.

반면, 충전기 설치 지원으로 6만6000대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약 9만기가 필요한 데 추가 설치 비용은 39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따른 편익도 비용 대비 크지 않았다.

보조금 집행액과 내연기관차 대체로 인한 환경비용의 저감 등을 고려해 편익과 비용을 분석한 결과 편익 대비 비용의 비율은 1을 넘지 않았다.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전기를 생산해 보급한다고 가정해도 편익이 비용보다 적었다.

이는 보조금 지급이 과다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 연구위원은 “구매 단계의 보조금 지원 단가를 계속해서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적인 ㅂ급이 필요한 친환경 자가용 차량이 관용과 영업용 차량보다 차 가격의 변화에 덜 탄력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지출의 효율성을 더 높이기 위해 충전인프라의 보강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질적인 측면에서는 유지 관리 노력과 편의성 제고가, 양적인 측면에서는 이동 거점을 중심으로 급속 충전기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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