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입동향에서 반도체 수출이 여전히 강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면서 오는 5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향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주가 당장 가시화되지 않아 주가는 8만원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메모리 업황 회복을 감안하면 주가나 이익에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2000억원으로 3개월 전 집계한 6조7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메모리 업황 상승 사이클 본격 진입을 알리면서 삼성전자 역시 당초 전망치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을 8조6000억원, DB금융투자는 8조5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인 13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8%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수출 증가는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 출하량은 전 분기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평균판매단가(ASP)는 작년 같은 기간은 물론이고 전 분기에 비해서도 큰 폭 증가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3~15%, 낸드플래시는 14~18% 오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진율이 높은 HBM 생산을 높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범용 메모리의 공급이 줄어 가격을 올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공격적인 HBM 캐파(생산능력) 증설 때문에 범용 D램의 캐파가 잠식되고 있다"면서 "내년까지 보수적인 설비 투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주가를 좌우했던 가장 큰 요인은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할지였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소외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 수혜를 보지 못하고 주가는 실적 개선과 동떨어진 흐름을 보였다.

다만 늘어나는 HBM 수요를 감안하면 삼성전자도 올해 안에 HBM을 납품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고, 이와 별개로 메모리 업황만 보더라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하지 않고도 이 정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지금까지는 HBM을 납품하지 않은 것이 주가에 노이즈였지만 이제는 실적에 알파 요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 강달러와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등 변수도 삼성전자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더 늘릴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도 삼성전자 매수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은 2조595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기간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수가 3조2100억원임을 감안하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에 집중 투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올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3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시장 확대에 따라 8세대 V낸드와 1b㎚ D램을 양산하는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