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애플이 하면 불안불안”…삼성·LG 관망하는데 나홀로 ‘XR’ 드라이브

[사진출처=연합뉴스]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세계 주요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홍콩과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3개국에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했다.

지난 2월 비전 프로를 출시한 이후 애플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에서 비전 프로 가격은 약 4128달러(566만원)부터 책정됐다.

이는 미국 출시 당시 가격이었던 3499달러(약 460만원)보다 18% 높은 수준이다.


또 홍콩에서는 2만7999홍콩달러(약 494만원) ▲싱가포르 5299싱가포르 달러(약 540만원) ▲일본 59만9800엔(514만원)부터 판매 중이다.


애플은 국가별 출고가 책정시 미국 가격에 해당국의 환율과 관세율 그리고 사업적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는 오는 12일에는 호주와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5개국에서 각각 출시된다.

비전 프로의 한국 출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애플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XR(VR·AR·MR) 사업을 축소하는 경쟁사들과 대비되는 행보다.

XR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포괄하고 있는 개념으로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를 결합해 확장된 현실을 창조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XR 시장 개화가 늦어지면서 이들 기업 대부분은 사업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구글, 퀄컴과 함께 XR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기기를 제조하고 퀄컴이 반도체 설계, 구글이 OS와 소프트웨어·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식이다.


이후 지난 5월 진행된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의 XR 헤드셋에 관한 정보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렇다 할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신제품 출시 시기가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LG전자 역시 당초 기대했던 것 만큼 XR 시장 확산이 빠르지 않다고 판단, 사업화 계획을 늦추기로 했다.

LG전자는 최근 메타와 협업해 추진하던 XR 사업화 계획을 뒤로 미루고 관련 사업 인력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월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조주완 LG전자 CEO 등이 만나 차세대 XR 디바이스 협업 방향을 논의한지 약 4개월 만이다.


실제 지난해 XR 헤드셋의 연간 출하량은 20% 가까이 역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은 2022년 대비 19%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시장 분위기 속에도 애플이 글로벌 판매 지역 확대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XR 시장 개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XR 시장이 아직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않은 만큼 업계 표준이 없기 때문에 먼저 시장에 진출해 점유율을 선점하는 한편 애플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공고히하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XR 산업이 현재 성장 단계에 있는 산업이다 보니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까지는 콘텐츠 부족, 가격 등의 이유로 대중화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혁신의 선두주자’로 불렸던 애플이 과거 위상을 찾기 위해선 XR 사업을 통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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