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러닝 붐인데...나이키는 내년도 어렵다...이유는? [★★글로벌]

코로나팬데믹 보복 소비 붐 이후 반전
올해도 매출 저하 실적 발표 이어져

지난해 나이키 웨어를 착용하고 싱가포르 매장에 방문한 ‘뉴진스’.
나이키의 실적발표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2%나 급락했다.

세계적인 마라톤, 러닝 붐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는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나이키는 올해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2025년 회계연도 매출이 약 5% 전후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세계적인 소비와 호황의 중심에 섰던 나이키가 좀처럼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온라인 판매 둔화와 중화권의 거시적 불확실성 증가, 시장 전반의 불균형한 소비자 추세가 실적 전망 하향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키의 신흥시장이었던 중국의 소비 저하
‘뉴진스’가 출동해도 소비 반등에 힘겨워
나이키는 2024 회계연도 4분기(3~5월) 실적 발표를 통해 분기 매출이 126억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29억700만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매출은 8% 감소했다.

나이키 자회사 컨버스는 북미, 서유럽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18% 급감했다.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01달러로 전년 동기 EPS(0.66달러) 및 시장 예상치(0.84달러)를 상회했다.

이익의 성장을 매출의 증가가 아닌 정리해고와 마케팅 등 주요 부분 비용절감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불황형 흑자에 가까운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 2008~2009년 금융 위기를 제외하면 20년 만에 나이키가 거둔 최악의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매튜 프렌드 CFO는 “이 정도 하락세를 회복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상품 라인을 정비하는 단기간은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이키의 신성장동력이었던 중국 시장의 수요 저하는 치명적이었다.

지난해 나이키는 실적 비중이 가장 높았던 중국 시장 수요 저하로 인해 재고 처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이키는 매출 비중 30%가 넘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시장인 중국(약 15%)에서 수년간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실적방어와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 대규모 할인판매를 진행했지만 중국 소비는 아직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재고가 더 쌓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나이키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매장을 중국 인근 싱가포르에 개장하면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단행했고, K팝스타인 ‘뉴진스’까지 초대한 바 있다.


러닝화 시장, 호카, On 경쟁사에 밀리기도
파리올림픽 기점 반등 노려 신제품 대량 출시
중국매출 저하와 함께 나이키 부진의 이유는 러닝화 시장에서의 참패다.

각종 한정판, 콜라보레이션과 색상조합을 바꾼 스니커즈, 농구화 등의 인기에 젖어 나이키의 수십년 부흥을 이끌었던 ‘기술력’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도 집에 갇혔던 소비자들이 공원에 나오면서 마라톤, 런닝화 붐이 일고 있는 지금 나이키 운동화를 트랜드에서 밀려나고 있다.

호카, 온러닝, 뉴발란스 등 경쟁사에 기선을 제압당했다.

WSJ은 “로드 러닝 현장에서 한 기업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그것은 바로 나이키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나이키의 본사가 있는 오리건주 비버턴이 있는 포틀랜드의 달리기 클럽에서도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나이키는 반등의 기회를 프랑스 파리올림픽으로 잡고 있다.

각국 대표선수들이 나이키를 입고, 신고 펼치는 올림픽을 통해 반전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기회로 나이키는 신제품 출시 강화, 판매 채널 다양화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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