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다음달 15일부터 나흘간 개최되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경제 정책의 '십년대계'를 논의한다.

그동안 향후 5년을 목표로 3중전회에서 경제 정책을 정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년 집권'을 고려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7일 이번 3중전회 목표에 대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발전시키고 국가 통치 시스템의 현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2035년까지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완전히 구축해 이번 세기 중반까지 현대화 강국 건설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번 3중전회에서 다룰 경제 정책의 목표가 향후 10년이라는 의미다.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이번 3중전회에서 미래 10년간 대담한 경제·과학 기술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세부 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35년까지의 목표 달성을 명분 삼아 시 주석이 '4연임' 집권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시 주석은 건국 이래 최초로 '3연임'에 성공했다.

2012년 국가주석에 오른 뒤 2기 집권이 끝난 2022년 10월 2연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공산당의 암묵적인 관례를 깨고 3기 집권에 나섰다.

3기 집권이 끝나는 2027년에도 4기 집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게 대다수 국내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시 주석은 앞선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과 달리 반부패를 이유로 정적을 모두 없애며 '1인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시진핑 1·2기 당시 총리를 지내며 중국 경제를 이끈 리커창 전 총리가 그나마 시 주석의 대항마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는 시 주석을 견제할 세력이 아예 없다는 평가가 많다.

집단지도 체제의 상징인 상무위원회도 현재 시 주석의 '충성파'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이 '공동부유'라는 기조 아래 중국의 경제 발전을 추구하려면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점도 장기 집권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미국·유럽연합(EU)과의 갈등과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마오쩌둥 전 주석에 버금가는 장기 집권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 다음달 3중전회에서는 첨단·과학 기술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정책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EU와의 무역 분쟁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보니 기술 자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방의 '탈(脫)중국' 기조에 맞서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에 관한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는 얘기다.


개방도 주요 의제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강조해왔다.

시 주석은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평화공존 5원칙 제시 70주년 기념대회에서도 "중국 경제의 높은 수준의 발전은 세계 경제 성장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중국 개방의 대문은 갈수록 더 크게 열릴 것이고 영원히 닫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제도적인 개방을 확대해 각국 기업들에 더 시장화·법치화·국제화된 경영 환경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세 개혁 여부도 이번 3중전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재정수입 감소, 지방정부 재정 악화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부동산 의존도라는 구조적 문제가 해소돼야 하고, 세수 구조 다변화 등 조세 개혁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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