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의 대선 첫 TV토론을 맞아 두 후보의 경제 정책과 대중 무역 관세가 세계 경제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등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재정적자가 2032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40%에 달해 오늘날 120.7%보다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경제 여건이 좋을 때 미래 세대를 위해 부채와 재정적자를 줄이는 결정을 내리는 대신 미루고 싶은 유혹에 대해 IMF가 '이성적인 목소리'를 내는 게 할 일"이라며 "미국 경제는 부채와 재정적자 증가를 감당할 순 있지만, 이를 줄일 수 있다면 더 나은 미래가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올해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양쪽의 감세 공약과 무역장벽 강화 정책을 모두 비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산 전기차·태양광 패널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관세,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 관세' 부과라는 트럼프의 공약에 모두 찬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선 자유무역으로 인해 외국의 싼 수입품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며 일부 지역에서 부정적 결과가 발생했지만, 수십 년간의 세계화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행해 내년 말 만료되는 2017년 소득·법인세 감세안을 연장하는 공약이 현실화되면 향후 10년간 4조6000억달러(약 6400조원)의 세수가 부족할 전망이다.

CBO는 올해 말 미 재정적자가 GDP의 27%인 약 1조9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IMF는 미국 경제를 평가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재정적자가 너무 커 공공 부문 부채가 계속 늘고 있으며, 무역 규제와 지난해 지방은행 파산으로 드러난 금융 시스템의 취약점을 해결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점 모두 경제의 하방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지난 4월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낮은 2.6%로 내리는 한편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4월 전망과 동일하게 1.9%로 둔화되고, 2020년대 말까지 성장률은 2%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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