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본회의 인준 투표만 남아
‘대연정’ 의석수 총합 과반 이상이지만
소신투표 많아 연임 확정 여부는 미지수
외교·안보 고위대표, 유럽의회 의장 등
‘EU 빅4’ 가운데 3명 여성 차지 가능성
“EU 내 여성 대표성 커진다” 기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연합]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연임을 위한 중대 문턱을 넘었다.

27일(현지시간) 최종 후보로 임명돼 내달 유럽의회 인준 투표만을 남겨두게 됐다.


한편 유럽의회와 외교·안보부 수장도 여성이 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EU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U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개막일인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EU를 국가로 봤을 때 행정부에 해당한다.


EU의 외교 수장이자 집행위원회 위원단인 외교·안보 고위대표 후보는 ‘대러시아 강경파’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로 결정됐다.


유로뉴스는 다만 이날 합의가 만장일치로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후보 추천에 기권했고, 칼라스 총리 후보 임명 건은 반대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후보 임명에 대해 반대 표를 던졌다.


두 총리는 25일 사전 EU 고위직 협상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이같이 투표했다.


멜로니 총리는 EU의 우파 정치그룹(정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이 사전 EU 고위직 협상에서 배제되고, 협의 결과 고위직 후보 대부분이 중도·좌파 인사로 채워진 데 대해 “밀실 합의이자 비민주적”이라며 비난했다.

빅토르 헝가리 총리 역시 멜로니 총리와 함께 비판 목소리를 냈다.


ECR은 이달 초 유럽의회 선거에서 83석을 확보하면서 ‘자유당그룹’을 밀어내고 3위를 차지한 정치그룹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후보로 확정됐으나 아직 넘을 산은 남아 있다.

연임이 확정되려면 내달 예정인 유럽의회 본회의 인준 투표에서 720석 중 과반인 361표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그가 속한 우파 성향 제1당 ‘유럽국민당(EPP)’은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 자유당그룹과 대연정을 구축하고 있다.

각각 보유 의석수는 188석, 136석, 75석이다.


연정이 타결되면 폰데어라이엔에 대한 지지 표는 산술적으로는 399석이다.

하지만 유럽의회의 인준 투표는 무기명으로 이뤄지고 이탈 표가 적지 않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사진=로이터연합]
이날 EU 고위안보 외교대표 후보로 임명된 칼라스 총리 역시 인준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칼라스 총리도 인준을 받게 되면 EU의 4개 고위직 가운데 3개를 여성이 맡게 될 전망이다.


이른바 ‘EU 빅4’는 집행위원장, 외교·안보 고위대표, 유럽의회 의장,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칭한다.

20년 만만의 여성 유럽의회 의장인 로베르타 메촐라 의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크다.


상임의장에는 남성인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가 임명됐다.

상임의장은 별도의 인준 투표를 거치지 않는다.


EU 내 여성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EU의 27개 회원국 정상 가운데 여성은 4명, 유럽의회의 여성 의원 비율은 2019년 기준 약 4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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