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이 한때 160.85엔까지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하락으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2개월 전에 진행한 시장 개입 효과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4월 29일과 5월 2일에 엔 매수, 달러 매도를 통한 9조7000억엔 규모의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엔화는 한때 151엔대까지 상승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의 미국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오판이 현재의 엔화값 하락세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미 연준 내에서도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는 등 금리 인하 시기는 계속해서 늦어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현재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4.4%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달러당 엔화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문제는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엔 매수 가능성을 시장에 흘리고 있지만 4~5월의 개입이 수포가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은행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에릭 넬슨 웰스파고은행 거시 전략가가 "달러당 엔화값이 165엔까지 떨어지면 일본 당국이 개입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일본 당국의 '실탄 규모'가 2000억~3000억달러(약 278조~417조원)에 달하며, 이만큼 엔화를 사려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국채를 대거 처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엔화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세계 시장 지배력을 극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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