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돌아가셨대, 저긴 1조 피해입었대”...순식간 퍼지는 ‘이것’에 기업들 곤혹

[사진출처 = 픽사베이]
“어휴, 말도 안되는 소문 때문에 죽을 맛이에요.”
“연예인들이 기사나 댓글 보고 왜 그렇게 상처받는지 알겠더라고요.”
최근 대기업 회장 신상이나 중요 사업과 관련해 증권가를 중심으로 도는 지라시(정보지)가 마치 사실인 것 마냥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왜곡된 정보 확산으로 내부 직원들이 동요하거나 주가마저 출렁여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한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출처 = 연합뉴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임원진 회의를 앞두고 ‘파운드리 반도체 대량 결함 폐기설’이 확산해 곤혹을 치러야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과정 중 사고가 발생해 20만장 전량 폐기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규모가 1조원에 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증권가에서 지라시 형태로 돌며 삼성전자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8만원선이 깨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4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망설로 인해 그날 하루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잘못된 정보 확산으로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주가마저 크게 움직이자 현대모비스는 당일 공시를 통해 ‘사실 무근’이라고까지 밝혔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사진출처 = 연합뉴스]
당시 소문의 진원지인 증권가에선 “평소 언론 노출이 많았던 정 명예회장 사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일본으로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특실 예약 확인 결과 별도 통제 없이 잘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 명예회장의 위독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판단된다” 등의 분석까지 나왔다.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인 SK그룹도 확인되지 않은 루머 등으로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특히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로 그룹 전반에 걸쳐 중복된 사업 정리와 유동성 확보에 매진하면서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안들이 외부로 새어나가 문제다.

계열사간 합병이나 조직 슬림화, 대규모 임원 감축 등의 소문이 끊이질 않는 것.
실제로 SK그룹은 적자 수렁에 빠진 SK온을 살리고자 알짜 기업인 SK엔무브와 합병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알려지며 SK엔부므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서울 선린동 SK 사옥. [사진출처 = SK그룹]
또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 추진설을 놓고도 SK E&S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정기 인사철이 아닌 상황에서 실적이 부진한 관계사의 수장을 잇따라 교체하면서 불필요한 소문이나 불안감이 임직원들 사이 조성되기도 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블라인드 등 직장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실이 아닌 내용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는 모습을 보면 무서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요즘은 그룹 소식을 회사 내에서가 아니라 밖에서 먼저 알고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잘못된 정보여서 바로 잡을려고 해도 쉽지 않고, 임직원들 사기만 떨어트려 문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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