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라 말하며 침뱉어”…따돌림·차별 시달리는 유대인·무슬림 학생들

하버드대 ‘반유대·반이슬람 TF’ 발표
유대인·무슬림 학생 모두 괴롭힘 경험
차별 방지 교육·신고 방법 마련 시급

지난 5월 13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점거 시위를 위해 설치한 텐트들이 폐쇄된 출입구 뒤로 보이는 모습. [사진 제공=로이터연합]
대표 명문대학인 하버드대에서 유대인, 무슬림, 아랍계 학생들이 모두 대학가에서 따돌림과 괴롭힘, 차별을 경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6일(현지시간) 하버드대에서 가동 중인 ‘반유대주의 조사 태스크포스(TF)’와 ‘반이슬람·반아랍 태스크포스’ 두 곳은 각각 보고서를 발표하며 대학 사회에서 유대인, 무슬림, 아랍계 학생들이 모두 편견에 따른 괴롭힘, 차별, 따돌림을 당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TF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대학가가 친이스라엘 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로 나뉘어 갈등이 거세지자 올해 1월 앨런 가버 하버드대 임시 총장에 의해 출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이스라엘 학생들이 겪는 차별과 따돌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성향의 학생들은 하버드대 교직원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일부는 과외 활동에 참여하는 게 금지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TF는 “이스라엘 국적을 근거로 한 차별은 공개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며 “이스라엘 국적자들은 종종 조롱과 사회적 배제의 대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TF는 무슬림 학생에 대해 “대학가 사람들이 뿌리깊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의 상징인 스카프를 착용한 학생을 향해 테러리스트라 말하며 침을 뱉은 사례고 있어 신고했다”고 밝혔다.


TF는 예비 권고사항으로 하버드대가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편견 방지 교육을 제공하고, 차별·괴롭힘 등에 대해 피해 학생들이 학교에 신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공하는 것 등을 담았다.

TF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가버 총장은 “우리는 예의와 연민, 재치를 바탕으로 서로 소통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권고 사항을 개선해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동안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 대학가에선 가자전쟁과 관련해 시위가 연일 벌어지면서 대학 내 분열과 갈등이 심화됐다.

앞서 클로딘 게이 전 총장은 캠퍼스의 반유대주의에 대한 미흡한 대응과 논문 표절 논란에까지 휩싸이면서 대학 총장직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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