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글로벌 석유 기업 엑손모빌과 협력해 미국산 리튬 공급망을 넓힌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 전기차 산업 본격화에 대비해 2차전지 원자재 선점에 나선 모양새다.

미국산 리튬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할 뿐만 아니라 미국에 소재한 SK온 공장으로 운송 시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26일 SK온은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배터리 원소재 전시회인 '패스트마켓 콘퍼런스'에서 열렸다.

박종진 SK온 전략구매담당 부사장과 댄 홀턴 엑손모빌 저탄소솔루션사업 부사장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SK온은 엑손모빌이 미국 아칸소주 리튬염호에서 직접 추출 기술로 생산하는 리튬을 최대 10만t까지 공급받을 전망이다.

차후 본계약을 맺은 후 일정과 물량이 확정된다.


엑손모빌의 직접 추출 기술은 염수에서 흡착하는 방식으로 리튬을 채취한다.

폭약으로 암석을 분쇄하는 채굴 방식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다.

또 염호에서 물을 증발시켜 리튬을 얻는 방식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높고 빠른 데다 물 사용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엑손모빌은 미국 최대 석유사로 2차전지 소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아칸소 염호를 인수했다.

추정 리튬 매장량은 탄산리튬 환산 기준 400만t으로, 이는 전기차 500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엑손모빌의 리튬은 IRA 요건을 충족한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중 조건을 만족하는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또 미국 내에서 생산돼 SK온 미국 공장으로 공급하는 데 운송 비용상 유리하다.


SK온은 미국에서만 2차전지 생산기지 6개를 건설·운영하고 있다.

조지아주에서 단독 공장 2개를 가동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와 합작공장 1개를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포드와 함께 켄터키주에 2개, 테네시주에 1개의 공장을 준비 중이다.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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