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다보니 입장 뒤바뀐 G2...중국, 美 향해 “보호무역은 경제 퇴행”

하계 다보스포럼 기조연설
“디커플링·보호무역주의 등
지역간 긴장·분쟁 악화시켜”
서방과 관세전쟁 겨냥한듯
올 中성장률 긍정적 전망도

2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2024 뉴챔피언 연차총회’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왼쪽)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리 총리는 ‘탈(脫)중국’에 무게를 두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대중(對中)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AFP연합뉴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탈(脫)중국’에 무게를 두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대중(對中) 정책을 비판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을 통제하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일련의 규제 조치들이 지역 간 긴장과 분쟁을 유발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리 총리는 2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2024 뉴챔피언 연차총회’에 참석해 “세계 경제는 성장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국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만 고려한다면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될 뿐 아니라 ‘디커플링(공급망 분리)’, 보호무역주의 등의 퇴행적인 문제를 촉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는 비용만 상승시키고 지역 간 경제적 연결고리를 끊고 긴장과 분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결국 파이가 줄어드는 파괴적인 소용돌이로 세계를 끌고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현재 상황에서 올바른 선택은 더 긴 안목과 넓은 마음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다른 사람들과 손을 잡고 파이를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며 “세계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미국과 EU의 탈중국 기조를 우회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최대 48%로 인상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권익 보호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현재 중국과 EU는 이번 사안에 대한 협상 채널을 가동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인 천연 흑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등에 대해도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중국 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쓰이는 반도체의 수출을 통제했다.


이날 리 총리는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그는 “올해 약 5% 성장 목표를 달성할 자신감과 능력이 있다”며 “경제 부양을 위해 다양한 재정 정책과 금융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첨단 산업 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고품질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첨단기술 혁명과 녹색 발전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성장을 위한 다음 개척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팜민찐 베트남 총리 등을 비롯해 80여 개국의 주요 인사 160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한국 기업인 최초로 공동의장을 맡았다.

하계 다보스포럼은 중국이 세계 경제와 글로벌 이슈를 주도할 목적으로 2007년부터 다롄과 톈진에서 번갈아가며 매년 개최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동안 중단된 하계 다보스포럼은 지난해 톈진에서 4년 만에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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