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앞에는 할 말이 없다”...떨고있는 SK·신세계 ‘장수들’

[사진출처 = 픽사베이]
최근 대기업들 사이 정기 인사철이 아님에도 ‘원 포인트’식으로 계열사 수장이 교체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인 SK그룹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을 대상으로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성하 SK스퀘어 사장이 갑작스럽게 해임 통보를 받은 건을 비롯해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과 성민석 SK온 최고사업책임자(CCO·부사장) 교체 건 등이 대표적이다.


예상치 못한 인사 소식에 조직 구성원들 사이 긴장된 모습은 곳곳에서 목격된다.


SK스퀘어 박 사장은 지난해 3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후임으로 SK스퀘어 대표로 선임돼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경질됐다.


SK에코플랜트 박 사장도 지난달 교체돼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이 대체 투입됐다.

SK온의 성 COO의 경우 영입 10개월만에 보직 해임됐다.


이들 모두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데에는 부진한 실적이 지목된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투자형 중간지주회사인 SK스퀘어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2조3397억원(연결기준)에 달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재활용 사업투자 성과가 부진했고, SK온은 전기차 산업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 여파로 적자 수렁에 빠져 있는 상태다.

올해 1분기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SK온은 출범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19일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이커머스 사업에 칼을 뽑아 들었다.


이커머스 양대 계열사 중 한 곳인 지마켓의 새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영입한 것이 한 예다.

SSG닷컴은 정기 인사철이 아님에도 새 대표로 최훈학 전무를 내정했다.


지마켓의 정 신임대표는 쿠팡에서 재무임원으로 일했는데, 업계에선 재무통인 그가 지마켓의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회장 자리에 오른 뒤 첫 인사로 재무안전성 악화 책임을 물어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한 바 있다.


당시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 교체돼 조직 안팎에서 충격이 컸다.


삼성전자 역시 부진한 실적을 보이는 반도체(DS) 부문의 사령탑을 최근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미래사업단기획단장(부회장)으로 전격 교체, 조직 쇄신에 고삐를 바짝 쥐었다.


재계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는 ‘전쟁 중에도 얼마든지 장수를 바꿀 수 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며 “대표의 갑작스런 경질로 이하 임원과 조직 개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기업인들 사이 퍼져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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