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AI폰인데…갤럭시는 되고 아이폰은 안된다, 대체 무슨 일?

[사진출처=연합뉴스]
애플이 야심차게 선보인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 ‘애플 인텔리전스’가 출시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에서 잇단 규제로 인해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24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등에 탑재할 예정인 AI 기능을 유럽에서 보류하기로 했다.

EU의 기술기업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DMA)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보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올해 EU 국가에서는 애플의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비롯해 아이폰 미러링, 화면 공유 기능을 넣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정으로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27개국 소비자들은 당분간 애플의 AI 기술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


DMA는 애플을 포함해 알파벳, 메타 등 6개 거대 플랫폼 사업자를 디지털시장법상 특별 규제를 받게 되는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6개 플랫폼 사업자는 DMA 시행에 맞춰 외부 앱이나 대체 앱스토어 설치 등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를 모두 허용하도록 했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DMA의 호환성 요구는 우리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의 무결성을 훼손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AI를 탑재한 갤럭시 S24를 등에 업고 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삼성전자는 EU의 초강력 플랫폼 규제인 DMA로부터 자유롭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121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수치로 37%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애플은 최대 해외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경우 음성비서 시리가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하는데 중국에서는 챗GPT 등 해외 AI 기술 사용을 차단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말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거래소 개소를 시작한 중국 정부는 16개 부처와 공동으로 데이터 보안 산업에 관한 발전 촉진법 (데이터 안보법)을 시행하며 해외 AI 업체의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재 애플은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 알리바바 그룹 등 중국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애플보다 먼저 AI 스마트폰을 선보인 삼성전자의 경우 다른 국가에서는 구글과 협력했지만 중국에서는 바이두와 메이투를 탑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중국 AI 업체와 현지 파트너십을 맺어 중국 현지화 전략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하반기 아이폰16 흥행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차기 아이폰 모델 출시 전에 중국 업체와 거래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아이폰16이 중국에 출시되기 위해서 애플은 중국에 위치한 서버를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3년 전부터 중국 데이터안보법 시행에 따라 예견된 사항으로 하반기 아이폰16 출시에 새로운 돌발 이슈가 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의 경우 중국 현지 업체인 바이두, 메이투와 협력해 갤럭시S24 중국 출시에 성공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애플도 삼성과 유사하게 중국 현지 AI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아이폰16 출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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