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엔씨소프트, 보령, 미래∙대신證…오피스 시장 회복에 사옥파는 기업들

기업들이 서울 사옥을 시장에 내놓는다.

견조한 국내 오피스 시장 환경을 고려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계속해서 오피스 매물이 쌓여가는 만큼 일각에선 딜 클로징(거래 완료)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패션기업 F&F는 최근 부동산 컨설팅펌 등에 현 사옥 매각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 F&F는 지난해 말 강남역 인근 신축 오피스인 ‘센터포인트 강남’을 매입했다.

매매금액은 3436억원으로 8월 준공이 완료되면 F&F는 그곳에 새 둥지를 틀 예정이다.


본사 사옥 이전을 결정함에 따라 F&F는 자연스럽게 현재 사용하는 사옥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F&F 사옥은 본관, 별관으로 구성돼 있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해 있다.

총 연면적은 1만6012.85㎡다.

강남권역(GBD)에 위치한 만큼 매각가는 연면적 환산 시 1600억~19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F&F는 당장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게 아니기 때문에 현 사옥에 대한 매각, 임대 등 다양한 운용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국내 기업들도 사옥 매각에 나선다.

게임기업인 엔씨소프트는 옛 삼성동 사옥인 ‘엔씨타워1’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엔씨타워1을 매각해 2027년 준공 예정인 판교 신사옥 건축비용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2008년 5월부터 엔씨타워1을 최초 사옥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2013년 판교 R&D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엔씨타워1은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삼성역과 가깝고 테헤란로 대로변에 있어 많은 부동산 투자자, 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령 지주사인 보령홀딩스는 서울 종로5가 인근에 위치한 ‘보령빌딩’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보령, 보령바이오파마, 보령컨슈머헬스케어 등 관계사들이 입주해 있다.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사진 = 홍순빈 기자]
국내 증권사들 역시 사옥 매각 작업에 한창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1일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금융그룹 산하 우리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보는 이 빌딩의 매각가는 37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대신증권은 NH아문디자산운용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 ‘대신343’ 매각 관련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이 사옥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건 국내 오피스 시장 분위기와 관련돼 있다.

물류센터, 호텔 등과 다르게 서울 핵심 업무권역의 오피스 자산들은 임차인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공실률이 낮기 때문에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현재 GBD의 오피스 자산 매각가는 3.3㎡당 3500만~4000만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

접근성이 우수한 자산의 경우 3.3㎡당 4000만원 중반선에서 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IB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도심권역(CBD)의 오피스 자산 매각가는 3.3㎡당 3000만~3500만원 수준이다.


다만 이 매물들이 시장에서 다 소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기업들의 사옥 외 주요 자산들도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자금 시장도 좋지 않아 실수요 목적의 SI(전략적투자자)들이 참여해야 딜 클로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현학진 전 피플라이프 회장이 설립한 현진그룹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소재한 ‘선릉 위워크타워’를 신한리츠운용으로부터 1470억원에 매입한 사례가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울 지역 오피스 시장은 포화 상태”라며 “매각 예정 자산들간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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