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인하론 확산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월가에서는 금리 결정이 아닌 금리 경로를 담은 점도표에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인하 횟수가 2회일지, 1회일지를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12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전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2회 기준금리 인하설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3% 올라 블룸버그 예상치(3.4%)를 밑돌았고 전월(3.4%)보다 소폭 둔화했다.

전월 대비로는 0% 상승해 예상치(0.1%)와 전월(0.3%)에 비해 낮았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도 같은 기간 3.4% 올라 예상치(3.5%)와 전월(3.6%)에 이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5월 CPI에서는 휘발유값(전달 대비 -3.6%), 신차 가격(-0.5%), 자동차 보험료(-0.1%) 등이 하락한 게 전체 물가를 둔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다만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올라 올해 2~4월 석 달 동안 지속된 상승률이 이어졌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지난 3월 점도표에서 밝힌 3회보다는 줄어든 2회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올랐다.

11일 블룸버그가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1%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2번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1번 혹은 0번 인하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각각 39.5%를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도 연내 2회 인하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평가한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CPI 발표 직전 48.3%에서 발표 후 62.8%로 올랐고, 금리 동결 확률은 47.4%에서 27.3%로 내렸다.

올해 12월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확률도 CPI 발표 직전 11.2%에서 공개 후 4.3%로 줄었다.

CPI 발표 이후 물가 둔화에 따른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면서 주식과 채권가격을 함께 끌어올렸다.

12일 오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개장 직후 전일 대비 1%, 나스닥종합지수는 1.5% 넘게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미국채 2년물 금리가 0.147%포인트 내린 4.687%, 10년물 금리는 0.119%포인트 떨어진 4.283%까지 급락한 채 거래됐다.


구체적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월가 주요 투자은행(IB) 사이에서도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골드만삭스는 9월 첫 번째 금리 인하를 포함해 연내 2회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내 1회 금리 인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고, 씨티그룹은 연내 3회를 예상하지만 6월 점도표상으로는 2회만 인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변화해도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S&P500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선행 주당 순이익은 약 259달러로 연초 전망했던 주당 243달러보다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두고 마이클 안토넬리 베어드 전략가는 "증시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는 금리 인하 때문이 아니라 기업 이익이 증가한다는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