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안정망 매출채권보험 지속가능하게 해달라”…신보 이사장, 시중은행에 SOS

매출채권보험 도입 20년…인수액 245조
“중소·중견기업 외상거래 위험 해소”
“지원 없으면 보험료 다시 10배로” 우려
“P-CBO 직접 발행 추진…0.5%P 금리인하 효과”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보 창립 4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신보]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27일 중소기업 경영의 안정망 역할을 해오고 있는 매출채권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자체와 시중은행 등의 꾸준한 출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피력했다.


최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보 창립 4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매출채권보험은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라며 이같이 말했다.


매출채권보험은 신보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업무를 수탁 받아 운용하는 공적보험 제도다.

보험에 가입한 기업이 물품이나 용역을 외상판매한 후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손실금의 최대 80%까지 보상해 준다.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펜데믹,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이른바 ‘3고’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될 때 거래처 사정이나 부도로 인해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연쇄도산될 위험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는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 이사장은 “현재 지자체와 시중은행의 출연금 지원으로 매출채권보험의 보험료가 90%까지 낮아졌다”며 지원이 지속되지 않으면 보험료가 다시 10배로 원상 복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 제공 = 신보]
올해로 도입 20년이 된 신보의 매출채권보험 제도가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되려면 여러 방면에서 꾸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신보에 따르면 도입 20년 만에 매출채권보험 인수액은 1조3000억원에서 21조5000억원으로 17배 증가했다.

20년간 누적 인수금액은 245조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중소기업에 지급된 누적 보험금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신보는 매출채권보험 인수 규모를 확대하고 보험료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자체, 시중은행 등의 출연을 받아 보험료 부담을 90%까지 낮췄다.

지난 4월엔 강원도, 춘천시와 함께 매출채권보험 보험료 지원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지역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성을 제고하고 매출채권보험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매출채권보험료 인하 지원을 이끌어 냈다.


최 이사장은 “도입 20주년을 맞은 매출채권보험은 기업경영 안전성에 필요한 채권회수 안전장치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올해 매출채권보험은 21조2000억원을 인수해 중소·중견기업의 외상거래 위험을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중견·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직접 발행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P-CBO를 직접 발생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신보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에 발의됐으나 현재 계류 중이다.

P-CBO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를 모아 신보의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한 뒤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제도다.


관련해 최 이사장은 “신보는 국가신용등급과 비슷한 수준의 신용등급을 보유했지만, 채권을 발행할 법적 근거가 없어 페어퍼컴퍼니를 새워 증권사가 발행한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금리가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보는 P-CBO를 직접 발행하면 0.50%포인트 내외의 금리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컨대 연간 1조5000억원 규모를 발행하면 375억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만큼 중소기업은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된다.


최 이사장은 “신보가 P-CBO 직접 발행하는 데 여야의 이견이 없는 만큼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정부 입법이나 의원 입법으로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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