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9일 시장 예상을 넘어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중국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국내 화장품 관련주가 30일 증시에서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매출이 선전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중국법인 성적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작년 중국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라 중국 소비 관련주는 실적과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올 초부터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화장품·식품·여행업종이 그동안 K컬처 인기에 힘입어 선방한 가운데 '아픈 손가락'인 중국법인까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올해 들어 16.9%, LG생활건강은 18.3% 상승했다.

두 화장품 대장주는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 매출 비중이 큰 중소형 화장품주 주가가 고공 행진하는 와중에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는데 최근 들어 중국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상승세다.


중국 관광객 수가 실적과 연동되는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은 올 들어 각각 13.1%, 6.4% 올랐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빙그레삼양식품은 연초 이후 각각 30.5%, 36.8% 상승했는데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북미 등지에서 매출이 급증한 덕이다.


다른 글로벌 중국 소비주도 앞서 중국 시장의 회복을 알리는 실적을 발표했다.


유럽 소비주 중 아디다스와 LVMH는 중국 소비 턴어라운드로 1분기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아이다스 매출은 전년 대비 4% 늘었고 LVMH 역시 중국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고 밝혔다.

화장품 회사 로레알도 중국에서 6.2% 매출 증가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개선되면서 인력 채용에 적극적이고 임금도 반등하고 있다"며 "'이구환신(신제품으로 교체)' 정책 등 중국 정부 주도의 소비 환경 조성으로 가계가 소비 여력을 확보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중국 내수 소비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에 이어 컨센서스보다 높은 1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중국법인 적자가 축소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 데이터가 반등해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이 재고를 다시 쌓으려는 움직임이 생길 때 기존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두 브랜드가 수혜 대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6월 18일 징둥데이를 앞두고 면세점과 화장품 부문 매출이 동시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음에도 적자폭이 작은 것은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수요가 회복돼 중국 내 프로모션 비용 지출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화장품 재고 감소에 따른 수요 회복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중국법인 적자는 기존 추정보다 소폭 줄어든 14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가 이어지는 5월 1~5일을 앞두고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카지노주 역시 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 기간 하루 1500실이 넘는 예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노동절 기간 제주로 향하는 베이징·상하이·홍콩 출발 항공편이 매진돼 연휴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3월 소매판매 데이터에서 의류는 전년 대비 3.8%, 스포츠는 19% 증가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휠라홀딩스를 수혜주로 꼽기도 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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