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게 77조원 줘도 되나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에 대한 560억달러(약 77조원) 규모 보상안이 법원 판결로 취소되자, 테슬라 이사회가 이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재상정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주주 서한을 보내 오는 6월 13일로 예정된 연례 주총에서 2018년 승인한 CEO 성과 보상안을 다시 투표 안건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이 보상안은 소액 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무효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승소하면서 이사회 승인이 취소됐다.

델라웨어주 법원은 결정 당시 머스크 CEO가 사실상 테슬라 이사회를 지배했으며, 보상안 승인 과정에서 결함이 있었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에 머스크 CEO와 테슬라 이사회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보상안은 2018년에도 이사회 승인과 주총 표결을 거쳐 통과됐다.

머스크 CEO와 그의 동생인 킴벌 머스크 테슬라 이사 지분을 제외하고도 찬성률은 73%에 달했다.

테슬라 이사회의 보상안 재승인 시도는 머스크와 이사회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면서 항소심에서 유리한 기반을 다지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로빈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우리는 법원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주주들에게 목소리를 낼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 주주들이 이번에 찬성표를 던진다고 해서 자동으로 머스크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델라웨어주 법원의 결정을 뒤집으려면 항소를 거쳐야 한다.

[문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