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계인데 186만원 더 싸다”…명품족들 ‘이 나라’ 몰려간다는데

엔화값 약세에 명품 쇼핑객 일본 몰려
테그호이어 시계, 뉴욕보다 훨씬 저렴
일부는 싸게 산뒤 재판매해 이익 얻어

독일 베를린에서 일본 도쿄로 여행온 26세 학생인 키아라 람비아씨는 명품 브랜드 가게가 즐비한 긴자 지구에서 옷과 기념품이 잔뜩 든 두 개의 큰 가방을 끌며 돌아다녔다.


람비아씨는 “모두가 일본이 매우 비싸다고 말했지만,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엔화 약세에 고가의 명품 구매를 즐기는 쇼핑객들이 일본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가격 조정에 나서지 않으면서 쇼핑객들이 고가의 명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는 태그호이어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10% 면세 할인 후에 78만5000엔(약 700만원)에 살 수 있는데, 이는 뉴욕의 6450달러보다 1350달러(약 186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명품 브랜드의 신제품뿐만 아니라 중고 의류 물품도 일본에서는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쇼핑객들은 일본에서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해 재판매하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글로벌 명품 수석 주식 분석가인 데보라 에이트켄은 “명품 제조업체들이 신규 제품 출시와 한정 컬렉션 발매를 통해 일부 가격을 조정할 수는 있다”라며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들은 환율 변동성이 창출하는 기회를 이용해 특정 시장에서 할인 혜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의 명품 가격 할인 현상은 지속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인 럭셔리 인스티튜트의 밀턴 페드라자 최고경영자(CEO)는 “명품 제조사들은 일반적으로 가격 차익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가격을 균등하게 하기 때문에 가격 할인 현상은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럭셔리 브랜드는 이미 2022년과 2023년에 큰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에르메스와 샤넬 등 일부 인기 브랜드를 제외하면 물량이 적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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