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줄 알았으면 노출할걸 그랬어”…180도 변심에 ‘이것’ 울상

강달러 수혜 보는 환노출형 달리
원화값 약세에 환헤지형은 침체

달러값이 오르는 것을 표현한 그림. [사진 출처 = 챗GPT]
16일 장중 달러당 1400원을 넘으며 1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 탓에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환노출형 상품이 환헤지형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원화강세가 지속될 때만 해도 환헤지형의 실적이 노출형을 압도했지만,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중동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등 각종 악재로 원화값이 속절없이 추락하자 몇개월만에 상황이 180도 바뀐 것이다.


1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환노출형 종목인 KODEX 미국S&P500TR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14.55%로, 같은 지수를 따르는 환헤지형 ETF인 KODEX 미국S&P500(H)의 5.15%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달러강세 현상이 심화된 최근 한달간으로 기간을 좁히면 환헤지형은 -1.77%로 아예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환노출형은 3.03%로 플러스를 유지한 것과 비교된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마찬가지다.


환헤지형인 TIGER 미국나스닥100TR(H)의 경우 연초대비 수익률이 3.95%에 그친 반면, 노출형인 TIGER 미국나스닥100은 같은 기간 12.85%에 달했다.


1주간 수익률도 각각 -2.49%, 0.31%으로 갈렸다.


환율 변동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환노출형과 달리 환헤지형 ETF는 옵션 등 장내·장외 파생상품을 사고파는 전략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달러표시 자산의 가치 변동을 최소화한다.

이 때문에 지금 같은 원화값 하락(달러값 상승)시에는 환노출형이 달러 강세에 따른 추가이득을 보는 반면 헤지형은 그 반대인 것이다.


환헤지형의 낮은 수익률에는 높아진 환헤지 비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환헤지 수수료는 상대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낮을 수록 줄어든다.

다만 지금은 미국 기준금리(5.25~5.50%)가 한국(3.50%)보다 높은 이례적인 상황이라 헤지비용도 늘어났다.


헤지비용 등의 영향으로 환헤지형 ETF의 추적오차율도 환노출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추적오차율은 ETF의 순자산가치(NAV)가 추종지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실제 나스닥100 추종 종목의 경우 환헤지형의 추적오차율은 60일 평균 0.62%로 환노출형(0.2%)보다 3배 이상 높다.

상대적으로 환헤지형이 노출형 대비 나스닥100지수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하반기로 늦춰지고 횟수 역시 줄어들면서 고금리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같은 원화 약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환노출형이 수익률 면에서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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