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미분양으로 PF대출 상환 실패
1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8차례 진행
공매 계속될수록 가격 깎이는 구조

대치 푸르지오 발라드
지난 11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시스템에 도시형 생활주택인 서울 대치 푸르지오 발라드 78가구 전체에 대한 신탁공매 공고가 올라왔다.

강남권 새 공동주택이 통째로 신탁공매로 넘어간 사례는 이례적인 일이다.


고금리와 분양시장 침체로 시행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상황이 강남 핵심지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시장 상황을 알려주는 사례다.


12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대치 푸르지오 발라드에 대한 신탁공매 절차가 19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달 2일까지 모두 8회에 걸쳐 입찰이 진행된다.

신탁공매는 채무자가 금융기관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이후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했을 때 부동산 관리를 위탁받은 신탁회사가 해당 부동산을 공매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방식은 일괄 매각이 아닌 개별 매각이다.

가구별 입찰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입찰이 진행되는 동안 가격이 최초가 대비 계속 떨어지는 구조다.

예를 들어 전용 59㎡인 201호 물건의 최저입찰가는 1회차 30억9800만원에서 8회차 16억900만원으로 낮아진다.

308호(전용 35㎡)는 16억9500만원에서 8억8000만원까지 떨어진다.


78가구 총액 기준 1회차 최저 입찰가격은 1868억8300만원이다.

8회차로 가면 970억3800만원까지 떨어진다.

사실상 ‘할인판매’ 한다는 얘기다.


이 단지는 수인분당선 구룡역과 붙어 있고, 대치동 학원가 등도 가깝다.

하지만 작년 11월 분양 당시 성적은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침체기에 도시형생활주택 치고 비싼 분양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미분양 상태로 올해 1월 준공됐고, 현재까지 전체 공실인 상태다.

대치176PFV가 시행을, 대우에스티가 시공을 맡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권리분석 없이 바로 입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창호·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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