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물가와 불황에도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가격을 인상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한국에서의 사회 공헌도를 나타내는 국내 기부금은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한 22조 원을 기록하며 세계 7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불황에도 국내에서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하며 실적을 방어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이렇듯 글로벌 명품시장에서 굳건해진 한국의 입지와는 달리,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국내 기부금은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먼저 에르메스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천972억여 원으로 전년 대비 22.61%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도 2천357억 원으로 11.97% 증가했습니다.

이는 에르메스가 지난해 연초부터 신발 가격은 44%, 의류와 가방은 5~10% 인상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에르메스의 국내 기부 금액은 5억 5천319만 원에 불과하며, 이는 오히려 전년 5억 6천여 만원보다 줄어든 금액입니다.

디올 역시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 대비 12.5% 증가한 1조 456억 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샤넬, 루이비통에 이어 세 번째로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기부금은 디올 가방 1개 가격 수준인 1천920만 원에 그쳤습니다.

이밖에 루이비통 코리아는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늘어나는 한국의 명품 수요 때문에 기업들이 기부금에 대한 비판에도 이를 개선하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비자들이 브랜드 제품력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를 함께 고려하는 '가치소비'를 시작해야 명품 기업들도 기부금 증액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인터뷰(☎) : 이정희 /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 "한국 소비자들의 명품에 대한 소비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그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공헌도)를 잘 살펴보는…그러면 글로벌 명품 기업들도 그동안 인색했던 사회적 책임 부분들을 좀 더 강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수천억 원대의 이익을 내면서도 기부에는 인색한 명품 브랜드의 명품답지 못한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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