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코스닥, 개미가 집중매수”...일주일간 뭘 많이 샀나 보니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일주일새 1711억 사들여 1위
‘8만전자’에도 코스피는 투심 줄어

최근 삼성전자의 ‘8만 전자’ 회복과 미국 금리인하 기대 후퇴 등 증시 상승과 하락을 이끄는 주요 이벤트들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개미들은 이 기간 중 낙폭이 컸던 코스닥과 미국 관련 종목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주요 주식을 주로 담은 ETF는 저가매수 수요도 붙지 않고 해외주식형 ETF에 비해 한참 밀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종목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1171억원에 달했다.


이 종목은 코스닥 상위 150종목 중심으로 구성된 ‘코스닥150지수’의 일간변동률을 양의 2배수에 연동해 움직인다.

최근 1주일간 코스닥이 5% 넘게 하락하자 이 종목의 기준가격은 같은 기간 11.89%나 떨어졌다.


최근 발표된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테슬라를 비롯해 코스닥 대장주인 2차전지주가 급락한 영향이다.


그나마 국내증시 성과와 연동되는 ETF는 순매수 상위권 중 이 종목 하나에 불과했다.

그외 상위 10위권 안에는 증시 변동과 상관없는 CD금리 추종(채권형) 종목이 1개, 나머지 8개는 모두 미국 관련 종목이 차지했다.

주로 미국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종목들이 많았다.


그중 TIGER 미국S&P500이 738억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고,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422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27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배당다우존스를 제외하면 모두 엔비디아, AMD 등 미국 빅테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종목들인 것이 특징이다.


미국 빅테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제동을 걸면서 지난 5일 AMD 주가가 하루만에 8.26% 빠지는 등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 결과 관련 ETF도 1주일새 평균 2%대로 하락했다.


연준발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 차익실현이 예상되는 미국 30년 국채 투자 ETF 2종(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50% 초반까지 떨어진 영향으로 이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개미들이 저가 매수 구간으로 보고 집중 매수에 들어간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1주일새 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ETF에는 코스피를 추종하는 종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연중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권에 한국 주식을 편입한 ETF는 30위까진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 ETF 순매수세가 대체로 미국 주식, 채권형에 쏠리면서 ETF 시장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토종 한국형 상품들은 외면 받는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ETF 시장에서 국내주식형 설정액은 2조8777억원 늘었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주식형은 이 보다 18% 많은 3조4088억원이다.

펀드 1개당 자금유입액을 따져보면 국내주식형이 81억원으로 해외주식형(147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코스피에서도 테마형 ETF가 잠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특히 미국 대비 한국 증시의 성과가 부진하자 시장에서 주로 코스피를 추종하는 ETF 보다는 미국 주식형과 잠깐 자금을 넣어두는 채권투자형으로 투자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미국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수익률,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미국 상품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한국 주식형 ETF가 외면받는 현상이 곧 국내 증시의 수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통 패시브 펀드에 돈이 들어올수록 해당 펀드가 편입하는 주식에 대한 자금 유입이 이뤄지는데, 한국 주식이 이러한 ‘간접 수급’에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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