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열풍때 안올라서 죄송합니다”...뒤늦게 ‘반짝’ 오르는 식품·화장품주

제일제당·삼양식품 10%대 쑥↑
아모레퍼시픽은 18% 치솟아

CJ [연합뉴스]

연초 ‘밸류업 열풍’에서 소외됐던 식품·화장품주가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지난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최근 증시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경기방어적 성격의 식품주로 수급이 들어가는 모양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KRX 300지수 중 식품·유통·화장품 등으로 꾸려진 KRX 300 필수소비재 지수가 5.07% 상승했다.

연초부터 지난달 8일까지의 하락률이 9.92%를 기록하는 등 필수소비재 관련주들이 긴 부진을 겪다가 지난달부터 반등 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최근 한 달간 필수소비재 종목 가운데 식품주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식품 대장주인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8일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9.28% 상승했다.

오리온(5.54%), 농심(4.59%) 등 대형 식품주들도 이 기간 큰 폭으로 올랐다.

‘불닭볶음면’으로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은 13.82%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식품 관련 종목들이 점차 실적을 회복해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올리는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지는 이익증가 사이클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며 CJ제일제당의 목표주가를 7.5% 올린 43만원으로 정했다.

지난 5일 한화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이 두 자릿수의 외형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상향했다.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가 꺾이며 최근 외국인들도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식품주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외국인은 CJ제일제당을 160억원, 오리온을 139억원, 그리고 농심을 40억원 순매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상승 탄력이 둔화한 상황에서 경기방어 성향을 띄는 업종도 외국인의 선택지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식품업 가운데서도 삼양식품의 분기 실적 전망치가 크게 상향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국발 수요 회복에 힘입어 화장품 관련주들도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아모레퍼시픽(18.12%), LG생활건강(8.41%) 등 화장품 대형주들은 10%대를 상회하는 상승 폭을 드러냈다.

대중국 영업이 정상화 과정을 밟아갈 뿐만 아니라 그 외의 국가를 상대로도 수출이 늘어나면서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필수소비재 관련주 중에서는 실적이 비교적 악화한 유통업종의 주가가 침체에 빠졌다.

위 기간 GS리테일(-7.78%) BGF리테일(-8.69%) 이마트(-12.05%) 등 유통주들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악화일로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