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이 기존에 보유 중인 DGB금융지주의 지분 추가 투자에 나서며 지분율을 1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 같은 투자 행보는 DGB금융지주가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DGB대구은행 모기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OK저축은행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금융권 일각에선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최근 OK저축은행의 행보를 계속 살펴보면서 당초 공시한 투자 목적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성사될 경우 저축은행이 시중은행 대주주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일 DGB금융은 주요 주주인 OK저축은행 보유 지분율이 기존 8.49%에서 9.55%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18일 DGB금융의 최대주주가 기존 국민연금공단에서 OK저축은행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한 지 2주 만이다.


OK저축은행의 작년 말 DGB금융 지분율은 6.63%였다.

올해 들어 추가 지분 투자에 나서며 지분율이 2.92%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반면 기존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올 들어 DGB금융 지분율을 8.00%에서 7.78%로 줄였다.


OK저축은행이 DGB금융 지분율을 늘리는 것은 저축은행업권의 경영 실적이 악화돼 새로운 수익거리를 찾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저축은행의 본업인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OK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1387억원에서 지난해 711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2022년 배당금으로만 총 257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326억원으로 더 늘었다.

작년 당기순이익의 45.9%가 배당수익에서 나온 것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투자 목적으로 배당금 수익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의 이 같은 입장에도 금융권에선 향후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해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OK저축은행이 지분을 10% 문턱까지 빠르게 늘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향후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이 될 경우의 수까지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동일인 주식 보유 한도가 지방금융지주는 15%인 반면 금융지주는 10%다.

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은 현재 15%까지 DGB금융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DGB금융 보유 지분이 10% 이내로 제한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이 단순 투자 참여라고 공시했기 때문에 이와 다른 행보를 보이면 공시 위반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면서 "아직 DGB금융 지분율이 10%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OK저축은행의 지분 확장이 현재 심사 중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에선 시중은행 전환 여부에 대해 강도 높게 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이 시중은행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 현행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축은행업권이 1금융권의 최대주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종원 기자 /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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