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은밀한 ‘이곳’ VIP만 간대”…만족도 커 500만원도 안아깝다는데

백화점 자리잡은 럭셔리 화장품
특급호텔급 스킨케어로 차별화

경력 10년이상 관리자들만 선별
‘돈 쓸만 하다’는 만족감 부여

8일 한섬의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의 현대백화점 본점 VIP 공간에서 스파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 [사진 제공=한섬]
백화점 1층에 자리 잡은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들이 VIP 고객에게 제공하는 호텔 스파급 스킨케어 서비스로 차별화에 힘을 싣고 있다.

대부분 1년에 5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서비스지만 예약 경쟁이 벌어져 두 달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에 입접한 겔랑, 끌레드뽀, 라메르, 발몽, 시슬리, 오에라 등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들은 연간 구매금액에 따라 고객 등급을 나눠 멤버십을 관리하고 있다.

보통 1년에 500만원 정도 쓰면 VIP 멤버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브랜드들은 토너나 세럼 가격이 100만원가량이다.

분기별로 한 병씩만 사도 연간 400만원어치를 소비하는 셈이 되어 기준 금액을 달성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연 구매금액 500만원은 VIP 멤버 최저 등급 기준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화장품 브랜드가 단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들의 VIP 관리는 보다 더 은밀하면서도 럭셔리하다.

한정된 VIP들에게 할인이나 서비스 제품을 제공하기보다는 VIP들에게 특별한 선물이나 체험권, 또는 문화경험 같은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쪽이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백화점 내에 숨겨진 공간에서 VIP만을 위한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VIP 고객이 아니면 위치조차 모르는 곳에서 이뤄지는 스킨케어 서비스는, 특급 호텔에 있는 회당 평균 40만원 대의 스파와 거의 동급이다.


안락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공간에서 허브티를 마시며 피부 상태를 확인하는 질문지를 작성하면, 그에 맞춰 테라피스트가 세심하게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테라피스트들 역시 대부분 특급 호텔 스파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다.


한섬의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에서 VIP 테라피스트로 일하고 있는 이한나 씨는 “5성급 호텔 스파에서 13년 경력을 쌓고 오에라로 왔다”며 “함께 일하는 동료분들도 전부 15년 이상 경력자”라고 말했다.


8일 한섬의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의 현대백화점 본점 VIP 공간에서 한 고객이 스파 서비스를 받기 전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섬]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VIP 등급에 따라 연 10회까지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브랜드 제품을 활용해 스킨케어를 해주면서 효과적인 제품 사용법을 알려줘 제품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코스별로 2~3시간 정도 소요되다 보니 하루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인원이 한정적이라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오에라 관계자는 “보통 한 두 달 치 예약이 꽉 차 있는 편”이라며 “스킨케어 서비스를 받기 위해 VIP 등급을 유지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오에라의 경우 스킨케어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의 재구매율은 90%에 달한다고 한다.


이날 현대백화점의 오에라 VIP 전용 공간에서 스킨케어 서비스를 받은 30대 직장인 A씨는 “피부가 워낙 예민해 피부과 시술이 잘 맞지 않아 그에 쓸 돈을 화장품에 투자하고 있다”며 “웬만한 스파나 에스테틱에서 관리 받는 것보다 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들은 고객이 ‘돈 쓸 만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소비에 당위성을 부과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서 “VIP들을 위한 서비스에 힘을 싣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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