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수익형부동산, 경매 물건 쏟아지는데…낙찰은 고작 10건 중 2건

지산·상가·오피스텔 경매, 전년比 80∼140%↑
거래량·가격도 내리막
반면, 아파트 경매시장은 봄바람
경쟁률 2001년 이래 최고

오피스텔 저층 상업시설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식산업센터, 상가, 오피스텔 등 부동산 호황기 투자 열풍이 일었던 각종 수익형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법원경매에 나오는 물건도 급증하고 있지만, 경매시장에서도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거래 회복 조짐을 보이는 아파트와 달리 올해 들어서도 거래량이 줄고 공실이 늘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7일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법원 경매에 부쳐진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총 236건으로 전년 동기(125건) 대비 88% 급증했다.


지식산업센터 경매 진행 건수는 2022년 403건에서 지난해 688건으로 70% 늘어나는 등 2년째 급증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임대수익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렸던 지식산업센터는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2021년 전국에서 우후죽순 분양된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이다.

전매 제한 등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데다 분양가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수요는 급감하면서 전국 곳곳의 지식산업센터에서 대규모 공실 사태가 빚어지고 있으며 거래량과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경매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낙찰받으려는 수요는 저조해 낙찰률과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하락 일로를 걷고 있다.

법원경매에 나온 지식산업센터의 낙찰률은 2022년 45.0%에서 2023년 28.9%, 올해에는 25.0%로 떨어졌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2022년 88.7%, 2023년 71.2%, 올해 69.6% 등으로 하락세다.


지난해 서울 지역 지식산업센터 거래액은 총 6000억원(알스퀘어 자료)으로 전년에 비해 38% 감소했다.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연 2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지식산업센터 매매가격 역시 2022년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2.0% 하락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문제는 하반기 이후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식산업센터 시장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준공을 앞둔 지식산업센터는 많은 데 비해, 임대 수요는 저조해 앞으로도 공실이 늘고 경매 물건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텅 빈 상가 [사진 = 연합뉴스]
전통적인 수익형부동산인 상가와 오피스텔 시장도 지식산업센터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봄녀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전년 대비 31%, 38% 감소했다.

매매가는 2022년 7월 이후 20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 1분기 경매에 나온 전국 오피스텔은 총 427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774건)에 비해 141% 급증했다.

낙찰률은 작년 1분기 23.8%에서 올해 1분기 15.2%로 떨어졌다.

경매에 나온 오피스텔 가운데 주인을 찾는 매물이 10건 중 2건꼴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2022년 73%였던 낙찰가율은 지난해 66.2%, 올해에는 65.4%로 낮아졌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던 상가 시장 역시 엔데믹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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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법원경매에 나온 상가는 전년(8천139건) 대비 73% 늘어난 1만4106건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5031건으로 작년 동기(2803건)에 비해 79% 증가했다.

낙찰률은 2022년 29.2%에서 2023년에는 19.4%로 뚝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18.5%에 그쳤다.

낙찰가율도 2022년 76.0%, 지난해 64.9%, 올해 1분기 59.6%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국 상가 거래량은 2021년 3308건에서 2022년 2119건, 2023년 1294건 등으로 2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거래량이 전월 대비 17.2%, 2월에는 10.4% 각각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국 상가 공실률은 작년 4분기 중대형 상가(13.2%→13.5%)와 소규모 상가(6.9%→7.3%), 집합상가(9.3%→9.9%)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높아졌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상가 시장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리 탓도 있지만 온라인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면서 “상가 수요는 줄고 엔데믹 이후 사무실 수요는 늘면서 상업시설로 쓰였던 빌딩 지하와 1층 공간에 사무실이 들어서는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 9.7명, 낙찰가율도 1년 7개월 만에 최고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느 수익형부동산과 달리 아파트는 경매 시장은 평균 경쟁률이 200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지지옥션의 3월 경매 동향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663건으로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8.5명)보다 1.1명 증가한 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전달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한 85.1%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8월(85.9%)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낙찰률은 35.3%로 전월(38.3%)보다 3.0%포인트 하락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매 물건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낙찰률은 매월 30%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도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응찰자가 늘고 낙찰가율이 오르며 경매시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61건으로 전월보다 약 20% 증가한 가운데 평균 응찰자 수는 8.2 명으로 전달보다 1.4명 늘었다.

낙찰가율은 전달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85.9%를 기록했다.


3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는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그 외 지역은 감정가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많은 응찰자가 몰렸다고 지지옥션은 분석했다.


경기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3.5%로 전달 대비 3.1%포인트 상승했고, 낙찰가율은 1.6%포인트 오른 87.3%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7월(92.6%)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치다.

평균 응찰자 수는 13.2명으로 전월보다 0.7명 늘면서 넉 달 연속 증가했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34.9%로 전월 대비 8.1%포인트 하락했지만, 낙찰가율은 전달보다 3.3%포인트 상승한 82.8%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11.0명으로 전달보다 0.6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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