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거의 안 붙는데, 한달 새 33조 넘게 몰렸다…대체 무슨 일?

은행권 요구불예금 크게 늘어
주식 등 투자대기성 자금 추정

[사진 = 연합뉴스]

금리인하 분위기가 커지면서 주식 등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불 예금은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대신 월급통장처럼 이자가 적어, 주로 투자처를 찾기 전 잠시 맡겨두는 ‘파킹 통장’의 성격이 짙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3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은 647조8882억원으로 2월 말 614조2656억원 보다 33조6226억원(5.47%) 늘었다.

해당 수치에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 Money Market Deposit Accounts)이 포함돼 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지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 즉 투자대기성 자금이다.

이는 최근 17개월 만에 최고치다.

시중은행이 경쟁적으로 정기예금 수신금리를 올린 지난해 7월 580조원대로 하락한 뒤 등락을 지속하다가 지난 2월 600조원대를 회복했다.

2개월째 늘어난 것으로 특히 지난 1월 말과 비교하면 57조 1762억원이 증가했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이 다시 늘어난 것은 투자처를 찾기 위한 대기성 자금이 그만큼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욱이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주식 등 자산시장의 강세장을 예상한 수요가 몰리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반면 은행에 묶어두는 돈인 예·적금 잔액은 한 달 새 14조7217억원정도 줄었다.

시중은행 금리가 투자 매력을 잃은 가운데 주식과 코인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4%대였던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3.45~3.55% 수준까지 떨어졌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올 2월 말 886조 2501억원에서 3월 말 873조 3761억원으로 12조 8740억원 감소했고, 정기적금도 33조 2204억원에서 31조 3727억원으로 1조8477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