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전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 2년간 2000만t가량 감소하는 데 원전 활용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계절적 요인에 의한 간헐성 문제 때문에 화석발전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원전 운영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7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2210만t 감소한 6억5400만t으로 집계됐다.

2010년(6억5510만t)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해 전환(발전 분야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과 산업, 건물, 수송을 비롯한 주요 4대 부문의 배출량도 전년보다 1727만t가량 추가 감축된 것으로 추정돼 전체 배출량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석탄발전의 청정에너지 전환 정도를 의미하는 전환 부문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따른 전력 수요 정상화로 총 발전량은 증가했지만, 무탄소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2022년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4.4% 감소한 2억1390만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배출량 예상치도 약 2억370만t으로 2년 연속 1000만t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 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2억6080만t에서 지난해 2억4470만t으로 약 6.2%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 부문에서 노후 고로 폐쇄, 정유 부문에서 보일러 연료 전환, 반도체 부문에서 불소처리 증가 같은 체질 개선 노력 등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전환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감축된 데는 원전의 기여도가 컸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기준 연도인 2018년 대비 지난해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6470만t 감소했다.

이 기간 국내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 비중은 2018년 35.6TWh(테라와트시)에서 지난해 56.7TWh로 6.2%에서 9.6%로 소폭 증가했다.

원전은 133.5TWh(23.4%)에서 180.5TWh(30.7%)로 35% 이상 늘면서 화석발전 사용량을 줄였다.


화석발전의 대체재로서도 친환경발전보다 원전이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일하게 증가한 2021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0년 원전 발전량은 160.2TWh에서 2021년 158TWh로 1.4%가량 줄었고, 같은 기간 신재생 발전량은 36.5TWh에서 43.1TWh로 18.1% 늘었다.

또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화석발전량이 24.2TWh(7.1%) 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로 화석발전의 대안책에 원전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간헐성은 날씨를 비롯해 낮과 밤의 변화 같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고 변동성을 갖는 것을 말한다.

봄과 가을철 출력제한(발전 가동 중단)의 주원인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태양광이나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는 연구개발로만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미국은 물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양질의 전력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원전을 짓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22개국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총회를 열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50년까지 세계 원자력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확대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또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동으로 '원자력 정상회의'를 열고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달성에 원전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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