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수준을 뛰어넘는 고용 증가세는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2월 고용 증가폭이 전문가 예상을 크게 웃돌아 시장을 놀라게 한 데 이어, 3월에도 30만건을 웃돌면서 예상치는 물론 12개월 월평균 증가폭(21만3000건)을 뛰어넘는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날 발표된 고용보고서 등을 감안할 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하 시기를 보다 신중하게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20여 년래 최고의 기준금리(5.25~5.50% 범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만큼 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필요성이 작아졌다.


실제로 연준은 최근 몇 달간 고용지표 호조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 등을 근거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로 떨어지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

결정을 내릴 시간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담에서 "3월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향해 계속 하락할 경우 올해 두 번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그러나 만약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계속 횡보한다면 (올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황에 따라 올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하반기 고용 둔화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발표된 데이터는 미국 경제에 대한 약세 전망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며 "현재로서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달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에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물가지표마저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더욱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도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6월 연준이 금리를 25bp(1bp는 0.01%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55.6%로 낮아졌다.

이는 보고서 발표 전인 59.7%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다만 오는 7월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49.6%로 여전히 우세하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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