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이 이달 7일로 6개월을 맞는다.

휴전협상이 공전을 거듭하자 미국이 이스라엘을 향해 "지원이 항상 무조건적이지는 않다"는 아주 드문 경고를 날렸다.

게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직접 전한 '레드카드'다.


4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약 30분간 통화한 내용을 요약해 발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지난 1일 월드센트럴키친(WCK) 구호차량 오폭 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이스라엘의 관련 조치 마련과 실행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지원의 극적인 증가, 민간인에 대한 폭력 감소, 국제구호활동가들의 안전보장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즉각적인 휴전도 요구했다.

그는 "지체 없는 인질 협상 타결을 위해 협상 대표단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모두 미국이 바꿀 수도 있는 대(對)이스라엘 정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무기 지원과 경제 원조로 추정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끝에 온 것 같다.

만약 네타냐후가 라파 침공을 강행한다면 이스라엘에 미국이 조건부 지원을 하는 데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강력한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은 가자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최후통첩을 보낸 배경에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있다.

가자전쟁 장기화로 10만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하거나 다치면서 미국 내 아랍계 유권자들은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는 두 정상의 통화가 종료된 이후 몇 시간 만에 인도주의적 통로를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가자지구 남부 아슈도드 항구를 임시로 개방하고, 북부의 에레즈 교차로 통과도 다시 허용할 방침이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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