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수주 ◆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사진. GS건설

3일 삼성E&A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 기업 역대 최대 규모 수주라는 낭보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여러 공사를 통해 현지에서 쌓아 온 신뢰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E&A는 2003년 사우디에 처음 진출한 이후 30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현재도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 '자푸라 가스처리 패키지1 프로젝트'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가스플랜트 프로젝트를 사우디에서 진행 중이다.

2019년과 2021년에 각각 수주한 이 사업들 역시 작은 규모가 아니다.

둘을 합쳐 30억8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다.


이번 수주로 삼성E&A의 사우디 지역 누적 수주가 37개 프로젝트, 259억달러(약 35조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 이번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발주처인 아람코의 수주만 17개 프로젝트, 182억달러(약 24조5000억원) 규모다.

삼성E&A 관계자는 "풍부한 지역·상품 경험과 수행 혁신 기술에 대한 발주처 신뢰가 두터웠다"고 전했다.


삼성E&A가 그동안 현지에서 선보여 온 혁신 기술이 아람코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수주를 앞두고 지난해 진행된 아람코와의 워크숍 자리에서 삼성E&A만의 혁신 기술이 프로젝트 효율성과 생산성을 얼마나 향상시키는지를 아람코에 적극 알리고 소통한 것이 이번 수주에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 경영진은 이번 서명식에서도 자푸라 프로젝트에 적용한 모듈을 비롯한 삼성E&A의 혁신 기술과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대표적인 게 모듈 공법이다.

삼성E&A는 앞서 수주한 자푸라 가스처리 프로젝트에 모듈 공법을 적용했다.

모듈 공법이란 플랜트 현장이 아닌 별도의 야드나 제작 공장에서 사전에 모듈을 제작·조립한 후 현장에서 설치만 하는 방식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

삼성E&A는 현재 사우디에서 자푸라 가스처리 프로젝트뿐 아니라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저장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사우디 내 가스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계속 엿볼 계획이다.


사우디가 가스 플랜트를 확장하는 것은 오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와일 알 자파리 아람코 부사장은 이날 계약식에서 "이번 계약 체결은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아람코의 목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삼성E&A 관계자는 "모듈화, 설계 자동화를 비롯한 회사의 혁신 기술이 집약된 차별된 수행체계를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풍부한 경험의 글로벌 인력을 적극 활용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도 "지난 50여 년간 국내외에서 쌓아온 다양한 건설 역량과 다수의 해외 EPC 플랜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GS그룹 오너 일가 4세이자 지난달 29일 대표이사로 선임된 허윤홍 대표가 직접 사우디 현지로 가 수주 계약을 맺었다.


이상호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과거 우리 기업 간 고질적인 가격 경쟁을 피하고 양사가 강점을 가진 영역에서 수주한 점, 향후 중동 건설경기 활성화 때 우리 기업의 진출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 점에서 뜻깊다"고 전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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