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회복세가 뚜렷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 기관이 3개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 183곳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7조52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30조4843억원에 비해 56% 늘어난 실적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3조2045억원에서 31조9096억원으로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5조1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배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4조68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시장 기대가 더욱 커졌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4개 분기 만에 적자를 벗어난 영향이 크다.

메모리 반도체 감산으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오르고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증가한 덕택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도 삼성전자에 쏠렸다.

외국인은 3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고, 규모는 5조원 이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 기간에 16% 급등했다.

5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만한 성적표를 내밀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하는 미국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 상승에 SK하이닉스도 올해 들어서만 27% 올랐다.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한미반도체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200지수 내 반도체 시가총액 비율이 34.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반도체 실적 개선세에 따라 국내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코스피 밴드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예상치 상단을 3100으로 올렸고, 현대차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30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이 큰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하며 이익 편중화가 반영되고 있다"면서 "높아지는 반도체 실적에 비해 기관 자금 유입은 크지 않아 기관 매수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외에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조선업, 방산업 등이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빅3' 조선사는 안정적 수주를 바탕으로 1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에 이미 올해 수주 목표치였던 135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선 부문 수주 목표 달성률이 53.5%에 달한다.


한화오션은 지속되던 적자에서 벗어나 올 1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HD한국조선해양도 마찬가지로 영업이익 1589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 영업이익 추정치는 올 1분기 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우주산업 육성 기조에 힘입어 방산업종 실적 전망도 좋다.

올 1분기 한화시스템한국항공우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66%, 120%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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