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인공지능 시대가 열리면 육체노동이 가장 먼저 대체될 거란 예측과 달리, 가장 빨리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창작입니다.
창작의 산물이라 여겨지는 '웹툰' 산업도 예외가 아닌데요.
AI 도입으로 업무 효율이 늘어날 거라는 기대와 저작권이 침해될 거라는 우려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고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웹툰 플랫폼이 개발한 자동 채색 프로그램입니다.

원하는 색감을 골라 터치하면 인공지능이 1초 만에 색을 입혀줍니다.

채색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출시 2년 만에 140만 장이 넘는 작품 채색에 활용됐습니다.

▶ 스탠딩 : 고진경 / 기자
- "웹툰에서 AI의 역할은 이런 자동 채색에서부터 이야기 구성과 그림 그리기 등 웹툰 작업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는 웹툰 작가들은 하루 8~9시간, 많게는 14시간씩 작업을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습니다.

업계는 AI가 고도화되면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만큼 건강이 악화하는 작가가 줄고, 작품의 질도 올라갈 거란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이현세 / 작가
- "옛날에는 서브 작가가 하던 일을 지금은 AI가 대신 해주고 있는거죠. AI를 쓰면 가장 큰 시너지는 아무래도 노동력이겠죠. AI가 지원을 해주니까 작가는 창의적인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되겠죠."

다만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AI가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는 여러 그림을 학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허가받지 않은 작품을 무단으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모르는 사이 작품 일부가 AI로 흘러들어가 다른 작가의 창작에 활용될 수 있는 셈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AI의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한 법적 제도가 미비한 상황.

전문가들은 AI 활용이 더 보편화되기 전에 가이드라인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 인터뷰 : 서범강 /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 "정상적인 절차를 통한 데이터 취합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죠. 우선은 AI에 대한 적법한 사용이 될 수 있도록 연구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AI센터와 같은 전문 기관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AI가 불러올 웹툰 업계의 지각변동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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