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가 전문성과 현장경험을 가진 이들로 최고경영자(CEO)로 수장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오늘(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주요 증권사 여섯 곳의 CEO가 교체됐습니다.

CEO가 교체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말 창립멤버 최현만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켰습니다.

허 부회장은 직전까지 자산관리(WM) 사업부 대표를 맡으며 몸소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키운 경험이 있고, 김 부회장 역시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싱가포르·브라질 법인 대표, 글로벌사업부문 대표, 대표이사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미래에셋운용의 실적 효자 노릇을 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엑스(Global X) 인수 등을 이끌며 글로벌 사업 내공을 쌓았습니다.

작년 말 정일문 사장으로부터 바통을 새로 이어받은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새 대표도 직전까지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았고, 2004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한 뒤 PF·채권운용·기업금융(IB)·경영기획·리테일 등을 두루 거쳤습니다.

삼성증권의 새 수장 박종문 대표는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장 출신으로 직전까지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을 맡았습니다.

KB증권의 박정림 대표 후임인 이홍구 대표도 직전까지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을 맡은 실무형 인재입니다.

이같은 세대교체의 바람은 업계가 직면한 상황과 관련있습니다.

IB 사업은 국내 PF 시장 침체에 따른 딜 감소, 사업장 리스크 관리,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등 각종 악재로 위축됐습니다.

또 IB 분야에 뛰어드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회사채, 기업공개(IPO), 인수금융 같은 전통적인 사업 영역의 경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IB 파트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고객 자산관리로 수수료 이익을 얻는 WM 부문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여기에 AI 열풍으로 디지털 사업 분야가 새로 열리면서 토큰증권(STO) 등 신사업 발굴에 각 사가 속도를 내고 있고, 증권·핀테크·은행 등 업권 간 경쟁으로까지 확대된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업계 현장 경험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CEO들을 전면에 앞세워 그야말로 꾼들의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라, 낙하산 인물로는 백전백패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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