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잡힌 '정비사업'] ①공사비 갈등에 제2의 둔촌주공도 현실화

【 앵커멘트 】
정비사업 곳곳에서 갈등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분양이 연기되거나 공사가 멈춘 곳도 있을 정도인데요.
문제는 폭등한 공사비였습니다.
공사비 갈등으로 여러 잡음도 나오면서 제 2의 둔촌주공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데요.
매일경제TV는 공사비 분쟁 현황과 이에 따른 정부 대책에 대한 실효성을 짚어봤는데요.
먼저 김두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시끄럽게 공사가 진행돼야 할 공사장이 매우 조용합니다.

분주해야 할 타워크레인도 제자리에 멈춰 있습니다.

공사가 중단된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입니다.

공사비 증액과 조합원 분양가 상승 등의 이유로 시작된 조합 내 갈등이 소송전까지 번졌습니다.

이 동안 시공사는 공사비를 받지 못했고, 결국 올해부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도 공사비 갈등으로 분양 일정 진행이 중단됐습니다.

시공사는 3.3㎡당 660만 원에서 889만 원으로 약 35% 인상을 요구했는데, 조합은 공사비 인상이 과도하다며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상계주공5단지는 시공사가 책정한 공사비가 비싸고, 공기도 길게 책정됐다며 시공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크게 오른 공사비로 촉발된 갈등이 재개발·재건축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인상으로 인해 공사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건설공사비 지수는 지난 2021년 120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26% 상승했습니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상승했을 정도입니다.

공사비 급등으로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건설사 입장과 기존 계약보다 과도하게 공사비가 인상된다는 조합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으로 사업 기간이 연장되면서 사업비 상승으로 인해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조합원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대조1구역 조합원
- "이걸로 인해 가장 손해보는 것도 조합원이고, 가장 속 끓이는 것도 조합원이요. 인당 지금 몇십만 원씩 하루 녹아내리고 있는 거 알아요. 알아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우리가 뭘 하겠어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던 둔촌주공 재건축의 사건이 정비사업 전반에서 똑같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두현 / 기자
- "제 2의 둔촌주공 사태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김두현입니다."

[ 김두현 기자 / kim.doohyeon@mktv.co.kr ]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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