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중국발 '알리'의 공습…국내 이커머스 판도 뒤집힐까

【 앵커멘트 】
중국 직구 업체들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습니다.
'초저가'를 앞세워 고물가에 지친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건데요.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최근 중국 직구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중국 직구액은 8천1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4% 증가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대 직구지역이었던 미국 직구액이 올 3분기 4천5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것과 대비되는데요.

중국 직구액은 전체 해외직구액의 절반을 차지하며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습니다.

이처럼 중국 직구앱들은 최저가 상품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점령 중입니다.

중국에서 생산된 물품을 직접 판매하고 배송까지 진행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가성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며 10~2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이렇게 중국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집중 공략하고 나선 이유가 무엇인가요?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도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 기자 】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중국 내수 시장의 포화와 경쟁 격화로 해외 시장이라는 돌파구를 찾아 나섰는데요.

한국에서는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 확장세가 무서운데요.

기존에 300만 명이 안 됐던 월간사용자수가 지난 10월에는 613만 명을 기록하며 1년 새 두 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또 지마켓, 옥션을 뛰어넘어 3위에 올랐고, 조만간 2위인 11번가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1인당 평균 앱 체류 시간은 이커머스 절대 강자인 쿠팡을 웃돌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과거 2주 넘게 걸렸던 배송기간이 3~5일로 줄고, 무료로 배송·반품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한국에 직접 물류센터를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배송기한이 더욱 줄어들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저렴하고 배송이 빠른 이점이 있군요.
그런데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에서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요?

【 기자 】
네, 바로 알리익스프레스의 가장 큰 약점으로 거론되는 '짝퉁' 문제인데요.

알리에서 지난 2개월 동안 적발된 지적재산권 침해 의심 상품은 98만 건에 육박할 정도로 많습니다.


이에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3년간 100억 원을 투자해 알리 내의 가품 문제를 근절하고, '위조품 천국'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겠다는 건데요.

한국 브랜드 전담 보호팀을 신설하고, AI를 기반으로 한 검증시스템과 이미지 알고리즘을 마련하는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구매 상품이 가품으로 의심되기만 해도 증빙 서류 없이 100% 환불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알리익스프레스의 조치가 실효성을 가질지는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알리가 이렇듯 공격적인 투자안을 내놓고 있는 만큼 국내 이커머스에 미칠 영향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 기자 】
현재 한국 이커머스는 쿠팡·네이버 양강구도가 굳건한 가운데, 뚜렷한 3등은 없는 상황입니다.

11번가, G마켓, 티몬, 위메프 등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이 적자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11번가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데, 올 3분기까지 적자 규모만 910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오랜 기간 추진해 온 상장도 무산되고 강제 매각될 상황에 처하자,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쿠팡을 제외한 이커머스 2군은 알리익스프레스의 등장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관련 발언 함께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 "(알리가) 단기적으로 쿠팡이나 네이버쇼핑을 위협할 일은 없어보이지만, 2군에 속하는 한국 이커머스 업체들에는 심각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초저가 이커머스 시장을 창조할 겁니다."

물론, 알리의 위력이 아직 국내 이커머스 입지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주 고객층과 인기 상품이 다르고, 가품 논란과 저품질 문제가 심각해 결국 점유율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중국 기업들의 등장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앞으로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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