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어제(20일) 낮 일본 삿포로를 출발해 인천으로 오려던
진에어 여객기가 20시간 넘게 지연됐습니다.
지연 과정에서
진에어의 미흡한 대처에 탑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는데, 이를 잠재우려 현지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대로 된 안내도 없이 하염없이 기다린 승객들에게 과잉 대응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명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아수라장이 된 공항 탑승구.
지친 승객들이 대합실 의자에 몸을 기대어 쓰러져 있습니다.
어제 낮 12시 일본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던
진에어 항공기 LJ232편이 지연됐습니다.
지연 시간은 30분, 1시간을 넘기며 길어졌지만
진에어 측은 360여 명의 탑승객들에게 제대로 된 사유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후로도 하염없이 기다리던 상황.
진에어 측은 지연 3시간여가 지나서야 '기존 목적지인 인천이 아닌 부산으로 갈 좌석이 일부 마련됐다'며 탑승 희망자를 접수받았습니다.
또 희망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를 우선 수송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산으로 향하는 여객기라는 안내도, 고령자 위주로 탑승 순서를 정하겠다는 것도 모두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부산행이라고 안내했던 항공편은 원래 목적지였던 인천행이었고,
진에어가 우선 수송하겠다고 호명한 명단에 고령자가 아닌 사람 등이 다수 섞여있었던 겁니다.
이에 거친 항의가 이어졌고, 승객들에 따르면 항의하는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진에어 측 관계자의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개입된 상황에서 10여 명의 승객만이 먼저 인천행 여객기에 올랐고, 나머지 300여 명의 승객들은 또 다시 언제 올지 모를 여객기를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진에어 탑승객
- "언성이 높아지고 싸움이 날 것 같으니까. 본인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경찰을 불러놓고 승객들은 전혀 보호를 해주지도 않고, 이건 거의 승객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지친 승객 일부는 대합실 바닥에 쓰러지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승객들은 임시 숙소를 예약해 쉴 수 있도록 공항 밖으로 나가겠다고 요청했지만,
진에어 측의 저지에 이마저도 불가능했습니다.
▶ 인터뷰 :
진에어 탑승객
- "한밤중이 될 때까지 지연이 되면 당연히 숙박에 대한 부분부터 미리 얘기를 해주고, 우리가 어떻게 제공을 할 것이고 아니면 '몇시 내에는 반드시 (여객기를) 태워서 돌려보내주마' 하고 얘기를 해 주든지 해야지…."
결국 300여 명의 승객 중 100여 명은 꼬박 12시간이 지난 어젯밤 11시 57분에서야 대체항공편을 탈 수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타지 못한 나머지 승객들은 지연 21시간째인 오늘 오전 9시가 되어서야 인천행 여객기에 탑승했습니다.
진에어 측은 "현장에서 소통이 미흡했던 점이 있었다"며 "여객기 지연에 대한 보상은 탑승객들에게 추후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일경제TV 이명진입니다.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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